[칼럼] 즐거운 어린이날, 아이들의 웃음꽃을 피워주세요
[칼럼] 즐거운 어린이날, 아이들의 웃음꽃을 피워주세요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5.07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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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1팀장

해마다 5월 5일은 어린이들이 따뜻한 사랑 속에서 바르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들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한 ‘어린이날’로 올해 99회를 맞는다. 1923년 5월 1일 제1회 어린이날 기념행사에서 방정환은 어른들에게 “아이들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라며 아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존중을 부탁하는 당부를 전했다. 아동의 생존·발달·보호·참여에 관한 기본 권리를 명시한 UN 아동권리 협약이 채택되기 훨씬 전부터 아이들이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지켜줘야 할 존재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희망찬 2021년을 시작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는 무시무시한 ‘아동학대’, ‘아동 사망’ 사건들이 끊이지 않았고, 포털사이트에도 매일 2, 3건 이상의 아동학대 관련 기사를 보게 됐다. 필자가 근무하는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의 6개 관할 지역(보령시·서산시·예산군·태안군·청양군·홍성군)도 2020년 아동학대 의심사례로 접수된 신고건수는 616건으로, 2019년 대비 25% 가량 증가했다. 이렇듯 아직까지도 우리 지역사회 내에서는 아동학대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아동학대사건 처리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아동학대조사업무의 공공화, 즉각 분리제도 시행 등 체계 변화와 다양한 법률적 제도들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아동학대 현장에서 안정적인 아동학대조사 업무 진행을 위한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고 아동학대 전담공무원들은 아동학대조사업무 외 공무원 고유의 행정업무들까지 병행하고 있어 업무 가중이 심각한 상황이다.

아동학대 신고접수 이후 아동학대조사와 사례판단, 상황에 적절한 조치결정을 통해 아동의 안전을 확보하고 이후 아동 및 가정의 상황과 욕구에 맞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관리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지연되지 않고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아동학대전담공무원에 의한 조사 절차가 완료됐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무로 인해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사례를 이관하지 못해 사례관리 단계가 지연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앞서 지적한 현장의 인프라 부족과 사례관리 단계 지연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첫째, 아동학대조사 공공화의 조속한 추진과 대응인력 확충, 전문성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인프라 확충을 통해 통합적인 사례개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운영 예산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정부는 아동보호체계의 강화와 아동학대예방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시행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재 아동보호 대응체계 개편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돌아보고 아동학대 대응체계 인력 및 인프라 확충 등의 문제를 개선해 보다 나은 아동보호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아동학대 사건 관련 기관 종사자들이 학대의 위험에 놓여있는 우리의 아이들을 책임지는 마음으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학대로 인해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봄, 어린이날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즐겁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만나기 쉽지 않지만, 날마다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세상의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존중하고 책임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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