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무침으로 간 조절… 민홍기 대표 “어머니의 방식”
대창 사용 고집… “천북집만의 비법으로 냄새 잡는다”
매일 아침 켜는 촛불… “모든 분의 건강 바라는 마음”
홍성군청 인근에는 20년 동안 돼지국밥 맛을 지키고 있는 식당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천북집’. 이곳은 대전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한밭야구장 옆 ‘천북집’에서 그 이름과 메뉴가 같지만 국밥의 맛을 좌우하는 간을 맞추는 방식이 다르다.
천북집 민홍기 대표(48)는 “‘파 무침’이 핵심이다. 마치 부추를 넣듯, 국밥에 간을 맞추는 용도로 쓰인다”며 “2~3시간 숙성해서 만드는데, 이런 파 무침은 대전에도 없다. 제 어머니가 개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년째 ‘대창’을 국밥의 핵심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민 대표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대창을 고집하는 이유도 밝혔다.
“옛날식으로 대창을 사용한다.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대창은 씹을수록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소창보다 좋다. 무엇보다 음식 맛이 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20년 전 어머니가 해주던 방식 그대로 음식을 만드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민 대표에게도 ‘냄새’는 그냥 지나칠 수 없던 문제였다. 그래서 국을 우려내는 ‘그만의 비법’을 만들었다.
“보통 다른 국밥집은 돼지사골로 국물을 우려내는데, 우리는 소 사골과 돼지머리를 함께 삶아 국물을 우려낸다. 냄새를 잡기 위해서다.”
천북집은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국밥을 시키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물을 뚝배기에 담아 민 대표가 직접 배달하는데, 이 역시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그는 “그릇을 회수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뚝배기로 배달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 많은 고객들이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보탰다.
민 대표가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신선한 식재료 확보다. 식당 규모가 작고 하루 소비량이 적다보니 홍성에선 그가 원하는 방식과 양을 수급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대전 오정동 농수산물 시장 도축장에서 바로 공수해 온다.
민 대표는 천북집 국밥을 먹고 싶다는 군대 간 아들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국밥 맛을 잊지 못해 여자친구와 데이트 장소로 찾는 청운대학교 졸업생의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매일 아침 식당 문을 열 때마다 초에 불을 밝힌다. 이 역시 20년째 이어온 ‘전통’이다.
“처음엔 어머니가 식당의 담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시작했다. 지금은 정성을 들여 음식을 만들겠다는 다짐과 내가 아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촛불을 켜고 있다.”
어쩌면 이 촛불에 담긴 정성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천북집 ‘맛’의 진짜 비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