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휴식… “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안전한 휴식… “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6.07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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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우 ‘휴온’ 매니저
제주서 캠피장… 올해 4월 홍성에
질석 이용 친환경 내장마감재 생산
“특허도 준비 중… 국내 최고 목표”

#1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은 새로 지은 건물에서 거주자들이 느끼는 건강상 문제 및 불쾌감을 뜻한다. 두통, 기침, 가려움증, 현기증,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심할 땐 호흡기질환, 심장병, 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새집증후군을 막으려면 화학물질을 함유한 마감재 대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2 2017년 12월 21일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무려 29명이 사망했다. 사고 후 전문가들은 화재에 취약한 건물구조와 함께 가연성 마감재도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93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2020년 10월 8일) 역시 피난층 천장 마감재가 문제로 지적됐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3월 4일 건축 마감재의 화재 안정성 강화를 위한 건축법 하위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휴온 이상우 매니저가 시제품으로 생산된 친환경 내장마감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휴온 이상우 매니저가 시제품으로 생산된 친환경 내장마감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새집증후군이든 화재든 절대 마주치기 싫은 불쾌한 것들이다. 홍성군 구항면(구항길 259-32)에 우리의 걱정을 덜어줄 준비를 하고 있는 ‘청년’이 있어 만나봤다.

친환경 건축자재를 만드는 ‘휴온’의 이상우 매니저(32)는 지난 4월 홍성에 공장을 차렸다. 이곳에서는 질석을 이용한 친환경 내장마감재를 생산한다. 얼마 전 시제품이 나왔고, 7월 중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매니저는 “질석 소성작업을 거친 후 인체에 무해한 무기 바인더와 혼합한 제품으로 화재에 강하다. 또 새집증후군이나 아토피 예방에도 좋다”며 “비슷한 제품은 있지만 품질·효과는 높이고 가격은 낮췄다. 또 다른 제품들은 크기가 커 별도 시공이 필요하지만 우린 집에서 배달을 받아서 설치할 수 있다. 실용성을 가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온의 친환경 내장마감재는 300㎜×300㎜ 크기며, 색상은 △초코브라운 △브라운 △베이지 △화이트 등 네 가지다.

이 매니저는 “공장은 4월에 문을 열었지만, 준비는 2년 정도 걸렸다. 경기 고양에 있는 친구 공장 한편을 빌려 개발에 매달렸다. 참 힘든 시기였다”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불연성 인증을 신청했고, 다음 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조달청 등을 통한 도매는 물론 소비자와의 직거래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매니저는 졸업 후 제주도에서 아버지와 캠핑장을 운영하며, 카라반 제조·컨설팅도 했다. 캠핑장에서 건축자재 제조로의 전환은 ‘경험의 산물’이었다.

그는 “카라반 내 결로와 곰팡이 문제로 고민하다 질석 제품을 써봤는데 좋았다. 그래서 더 공부하게 됐다”며 “결정적인 건 화재였다. 카라반 2대에 불이 났다. 사람이 없어 천만다행이었다. 사람들의 ‘휴식’을 위한 일이었는데 회의가 들었고, ‘더 안전한 쉼’을 돕고 싶었다”고 전했다.

건축자재 제조·판매업도 새로운 도전이지만, 홍성이란 곳도 익숙하진 않다. 이 매니저는 “가끔 놀러오긴 했지만 따로 연고는 없다. 내포신도시에 대한 기대감도 있고, 자연이 좋아 살고 싶은 곳이었다”며 “공장 근처 봉지마을(구항면 오봉리)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정말 반겨주셨다. 다들 도와주시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상우 매니저는 “휴온은 ‘휴식을 켜다’란 의미다. 제주에서나 여기서나 사람들의 휴식을 돕는다는 건 같다”며 “친환경 내장마감재 분야에서 국내 최고가 되고 싶다. 특허도 준비 중이다.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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