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고의 힘, 역사와 동문… ‘호서명문’ 명성 이어갈 것”
“홍성고의 힘, 역사와 동문… ‘호서명문’ 명성 이어갈 것”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8.12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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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기세 홍성고등학교 교장
올림픽 銅 장준 ‘모교’… “학생 행복, 교사 보람, 학부모 만족”
이 교장 역시 이곳 출신… “인성 갖춘 좋은 인재 길러내겠다”
‘호서명문’ 홍성고의 서른다섯 번째 교장을 맡은 이기세 선생님. 그 역시 홍성고 출신(33회)이다. 사진=노진호 기자
‘호서명문’ 홍성고의 서른다섯 번째 교장을 맡은 이기세 선생님. 그 역시 홍성고 출신(33회)이다. 사진=노진호 기자

‘용봉산 기슭 위에 우뚝한 모교, 남산 위에 청송들도 의기 돋는 곳~♪♬’

홍성고등학교 교가의 앞부분이다. 이 노래를 목 놓아 부른 사람은 2만 4101명(2021년 제75회 졸업 기준)이나 된다. 그 중에는 지난 7월 24일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시상대 위에 당당히 선 장준(한국체대)도 있다. 세계 3위에 오른 그는 지난달 30일 고교시절 자신을 가르쳐 준 송명섭 코치와 함께 모교를 찾았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 자신의 삶 속에 홍성고를 담은 사람은 2만명이 넘는다.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고인 만큼 곳곳에서 모교의 이름을 빛내고 있는 이도 많다. 이기세 교장선생님(60)을 만나 지금 홍성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와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장준 선수로 시작됐다. 이 교장은 “장 선수는 어릴 적부터 유망주였지만, 홍성고를 다니던 2016~2018년 기량이 크게 발전했다고 들었다”며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돼 찾아온 걸 보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나 충남에나 고교 태권도부는 많다. 그래서 태권도부를 만들 때 반대도 컸다. 하지만 홍성 태권도인의 열망이 모여 태권도부가 탄생한 것”이라며 “장 선수의 후배는 현재 11명이다. 교내에 도장이 없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더했다.

홍성고에는 소프트테니스 선수들도 있다. 8명이 활약 중인 이 팀은 올해 전국 회장기 단체 우승기를 거머쥔 바 있다. 이 교장은 “선수 중 3학년은 1명뿐인데도 대단한 성적을 올리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전했다.

장준 선수 이야기가 나온 김에 홍성고 자랑을 좀 더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이 교장은 ‘3Edu-Project’를 꺼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전인형 융합교육인 ‘3H 케어’와 맞춤형 진로 프로그램인 ‘꿈이룸 진로교육’, 선진형 교과교실 등 ‘학생중심 교육과정’으로 이뤄진다”며 “‘학생이 행복하고, 교사가 보람 있고, 학부모가 만족하는 학교’라는 홍성고의 교육목표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군 금마면 출신인 이 교장도 홍성고(33회) 출신이다. 그는 1989년 광천중을 통해 교직에 입문했으며, 지난해 3월 1일 모교에서 첫 교장 임무를 시작했다.

이 교장은 “모교에 교장으로 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후배들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어려움이 컸다”며 “대면을 못하니 맞춤형 교육도 힘들었다. 학교는 수업뿐 아니라 더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곳인데 참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홍성고 교육공동체는 발 빠르게 움직였고, 조금씩 코로나의 시대에 적응해갔다.

교단에 선지 30년이 넘은 ‘스승’의 교육관도 궁금했다. 이 교장은 “홍성여중 재직 시절 가정폭력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아이가 있었다. 당시엔 그런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어 저녁 때 우리 집으로 도망 오면 받아주고 하는 게 전부였다”며 “결국 학업을 포기하고 어디론가 떠났다. 여전히 가슴 한편에 미안함과 아쉬움이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그런 일을 막으려 애썼다. 물론 모든 학생은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지만, 상황은 조금씩 다르고 조금 더 보살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며 “중요한 건 ‘관계’다. 사제지간이든 친구사이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더했다.

특히 이 교장은 “홍성고에 와서 가장 먼저 당부한 것도 지식보다 인성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홍성고의 모든 학생들이 가족과 이웃, 사회에 유익한 꿈을 실현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1941년 4월 11일 역사의 첫 장을 연 홍성고는 2016년 2월 23일 내포신도시로 이전하고,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장을 펼쳤다.

끝으로 이기세 교장은 “홍성고의 가장 큰 힘은 사회 각계각층의 훌륭한 동문들이다. 동문회를 비롯한 선배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있다”며 “‘호서명문’이라 불린 홍성고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2016년 2월 23일 열린 홍성고등학교 내포신도시 이전 개교식 당시 모습. 홍성고 제공
2016년 2월 23일 열린 홍성고등학교 내포신도시 이전 개교식 당시 모습. 홍성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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