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결성 최선달(예운)은 판소리史 최초의 명창… 선양사업 과제와 방향 제대로 잡아가길!
[칼럼] 결성 최선달(예운)은 판소리史 최초의 명창… 선양사업 과제와 방향 제대로 잡아가길!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9.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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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진 문화그루 ‘율律’ 대표

최선달을 아십니까? 홍성 결성 출신인 최선달은 판소리史에서 제일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최초 명창이다. 최선달은 판소리 비조(鼻祖·어떤 학문이나 기술 따위를 처음으로 연 사람)로, 홍성군 결성면 성남리 출신이고, 본명은 ‘예운(禮雲)’이다. 예부터 판소리 명창은 광대계급에서 많이 나왔는데, 예명 ‘선달’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활동한 것으로 보아, 광대 가계 출신이 아니라 양반 가계 출신의 한량으로 판소리에 능한 인물이었다.

1998년 최선달과 결성 관련 여러 고증을 거쳐 확인한 결과, 해주 최씨 좌랑공파 25세로 밝혀졌다. 당시 기록을 보면, 선달이라는 이름은 해주 최씨 족보에는 없다. 결정적인 단서는 후손인 최재설(당시 결성면장) 씨 생존 시에 집안에 전해오던 모필 글씨였다. 이 글에는 ‘25세인 예운 할아버지가 명창으로 이름나서 가선대부의 품계를 국가에서 제수받았다’는 내용이었고, 이를 통해 해주 최씨 집안의 비석을 찾아본 결과 ‘가선대부 최공지묘’라고 새겨진 비석을 발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당시에 명창으로 가선대부 칭호를 받은 것은 최선달이 효시로 알려져 있다.

최선달(예운)은 어려서부터 글공부와 함께 ‘예악(禮樂)’을 깊이 연구했다. 그는 18세 이후에는 악서(樂書)를 토대로 악음(樂音) 익히기에 열중했고, 20세가 되던 해에는 수도하기 위해 명산대천을 찾았고, 고향의 석당산과 누에산을 오르내리며 소리 공부에 전념, 득음의 경지에 이르렀다.

영조 때 전주신청(全州神廳)에서 춘향무굿(춘향의 넋을 달래기 위한 씻김굿)을 하면서, 최선달과 하한담(河漢譚·또는 하은담·출신 지역과 생몰연대 미상)이 춘향가를 판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쌍벽을 이룰 정도로 판소리 명창이었고, 이때 부른 ‘춘향가’는 판소리의 효시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최선달·하한담의 판소리는 후배인 우춘대(禹春大), 권삼득(權三得)·모흥갑(牟興甲)을 거쳐 근대 전후기 8명창, 5명창(이 중 김창룡 명창은 결성면 용호리 거주) 시대를 열었고, 중고제, 동편제, 서편제로 지금까지도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향 결성에는 많은 소리꾼 후손들을 배출시켜 ‘결성농요(結城農謠)’의 건강한 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이국자의 ‘판소리예술미학(1989년)’에서는 “민속극 북도창이 남하하고 남도창이 북상하다가 충청도에서 판소리가 완성될 수 있었다. 민속극 판소리가 최선달의 고향인 충청도의 결성지역에서 확대되면서 명창을 배출하게 됐다”고 했다.

홍성군은 2026년까지 국비 4억원과 군비 16억원 등 총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결성면 판소리 명창 최선달 선생 선양사업’을 추진하며, 올해는 ‘최선달 선양 학술연구 용역’과 ‘국비 확보 계획수립’ 등을 중점 진행하고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 최초의 명창인 결성 최선달 선생 선양사업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자칫 용두사미가 될까 두려움이 앞선다. 2000년대 초반 한성준 선생 선양사업이 좌초된 일을 상기할 때, 최선달 선생 선양사업 또한 성과를 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바람직한 선양사업 방향은 아무래도 최선달 명창 생가지 및 결성 마을소리길 조성, 최선달 명창 자료조사와 전시품 및 아카이브 자료 확보, 최선달 명창 관련 대중적 콘텐츠 제작과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한 인지도 확산 노력 등을 통해 홍성의 전통문화(판소리와 전통춤, 국악 전반)를 문화관광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선달 명창과 홍성 출신 후예인 근대 가무악의 선구자로 불리는 한성준 선생과 중고제 정춘풍·김창룡·유공렬 명창 등에 대한 ‘충청소리(중고제)판소리전수관 또는 전통문화전수관’을 갈산·결성지역에 건립해 한 곳에서 홍성 전통문화를 전수하고 기념한다면 또한 하나의 추진 방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여기에 덧붙여 국립국악원 충남분원 홍성 유치, 천안·부여·공주 등 분산 배치된 충남도립국악원 홍성(내포) 통합 등을 통한 충청지역 국악 집중화 및 대중화 확산을 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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