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느린 학습자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Ⅰ
[칼럼] 느린 학습자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Ⅰ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10.16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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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홍성YMCA 사무총장

‘느린 학습자’는 기본적으로 학습이 더디고 한 번에 많은 내용을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을 의미한다. 학습이 느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태어날 때부터 인지능력이 낮은 경증 지적장애(IQ 55~69 정도)나 경계선 수준(IQ 70~84 정도)이 원인이 된다. 인지능력이 낮다는 것은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한 번에 매우 적은 양만 기억할 수 있으니 학습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둘째,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장애)나 특정 학습장애가 있는 경우이다. 주의력이 현저히 부족하고 정보 처리상의 결함이 있어 학습을 잘하기 어렵다. 지적장애나 경계선 지능보다 비교적 나은 인지능력을 지녔고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어도 학습 속도가 더딜 수 있어서 가르치는 교사나 배우는 학생이 모두 속상하고 안타까운 경우일 것이다.

심리·정서적 불안정성이 원인이 돼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은 학습의 동기가 낮고 공부 습관이 잡히지 않는 것이 원인이므로 느린 학습자에 포함하지 않고 학습부진아로 칭한다.

느린 학습자들은 초등학교 입학 직후부터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글 읽고 쓰기를 배우고 수학의 개념이나 연산을 익히는 데 또래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여러 차례 반복 학습도 필요하다. 느린 학습자들의 고충은 초기 읽기와 쓰기, 기초 수학을 배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간신히 기초학습의 기초들을 배웠다고 해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더 많은 글을 접해야 하고 더 다양한 지식을 배우게 되니, 더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많은 느린 학습자들이 초등학교 3~4학년을 지나면서 전반적으로 학습의 한계를 나타내고 상급 학년에 맞는 높은 수준으로 좀처럼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문해력이 제대로 길러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느린 학습자들의 문해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몰라 학습지를 기계적이고 반복적으로 풀린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이는 느린 학습자들이 왜 문해력을 기르기 어려운지,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어주거나 학습지를 반복적으로 풀리는 것 이상의 방법이 필요하다.

필자는 앞으로 해당 지면을 통해 느린 학습자의 문해력 교육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느린 학습자가 문해력을 갖추려면 느린 학습자의 글 읽기 특성을 이해하고 문해 지도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후 독해력보다 유창성 연습을 통해 적절한 책의 기준을 마련하고 더 나아가 문법, 추리력, 문단 구성, 이해의 틀, 글쓰기까지 진행되면서 책을 좋아하는 느린 학습자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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