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첨 구주대첩 천년기념행사 예산에서 열린다
강민첨 구주대첩 천년기념행사 예산에서 열린다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10.1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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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강씨 은열공대종회, 오는 31일 학술대회 장군업적 조명
진주강씨 은열공대종회 예산재 강운식 재장.
진주강씨 은열공대종회 예산재 강운식 재장은 고려시대 구주대첩의 영웅인 강민첨 장군에 대해 지역에서 한낱 문중의 인물로만 여겨지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진주강씨 은열공대종회 예산재(재장 강운식)는 오는 10월 31일과 11월 1일, 2일간 강민첨 장군 구주대첩 천년맞이 기념행사를 한다.

첫째 날인 31일에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동안 예산문화원 대강당에서 학술대회가 열릴 예정이며, 둘째 날인 다음달 1일에는 강민첨 장군 묘역이 있는 대술면 이티리에서 오전 10시 기념비 제막식을 시작으로 10시 30분 기념식,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예술공연이 이어진다.

강민첨 장군 초상화.
강민첨 장군 초상화.

■강감찬 장군과 함께 거란군 물리친 영웅

강민첨 장군은 고려시대 강감찬과 함께 거란군을 물리친 구주대첩의 영웅이다. 강민첨 장군은 본관이 진주로, 태어난 곳도 진주다. 목종 때 문과에 급제했다.

구주는 993년(성종 12) 10월 거란의 제1차 침입 후 체결된 강화조약에서 서희(徐熙)의 외교적인 수완으로 고려의 점유를 인정받은 청천강 이북에서 압록강 입구까지의 강동지방에 설치된 행정구역인 강동육주의 하나다.

그 뒤 1010년 11월 거란의 제2차 침입 때 거란군이 가장 고전하였던 곳도 바로 ‘조공의 길’이라는 명분으로 고려가 개척한 강동육주의 성진(城鎭)에서의 싸움이었다. 이처럼 전략적 기능이 뛰어난 이 지역의 반환을 둘러싸고 양국관계는 더욱 험악해져, 결국 1018년 12월 고려는 거란의 제3차 침입을 받았다.

이에 서북면행영도통사 강감찬을 상원수로, 대장군 강민첨(姜民瞻)을 부원수로 삼아 20만8천 대군으로 하여금 소배압이 이끄는 거란군 10만명을 맞아 싸우게 했다. 거란이 제3차 침입에서 가장 고전한 곳도 역시 강동육주의 하나인 흥화진 성의 전면을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삼교천(三橋川)의 싸움이었다.

이번에 제막할 강민첨 장군 구주대첩쳔년기념비는 강운식 재장의 사비로 건립됐다.
이번에 제막할 강민첨 장군 구주대첩쳔년기념비는 강운식 재장의 사비로 건립됐다. 한글세대를 위해 한문대신 한글로 음각을 해 눈길을 끈다.

 

삼교천은 흥화진성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하천이었다. 당시 강감찬은 기병 1만 2000명을 미리 주변 산골짜기 안에 매복시켜 놓고 큰 밧줄로 소가죽을 꿰어 성 동쪽의 삼교천 물을 막고 기다리다가 적이 삼교천을 건널 때, 막아 두었던 물을 터놓고 매복해 있던 군사들을 일으켜 거란군에게 대승을 거두었다.

첫 전투에서부터 기세가 꺾인 거란군은 아예 고려의 수도인 개경으로 직행하기 위해 계속 남하했다. 그러자 강감찬은 강민첨을 보내 거란군을 추격하도록 했고, 강민첨은 자주(慈州, 평남 순천) 내구산(來口山)까지 뒤쫓아 가서 적을 패퇴시켰다. 또 시랑(侍郞) 조원(趙元)이 군사를 이끌고 대동강 가의 마탄(馬灘)에서 거란군 1만여 명을 죽였다.

패배한 거란군이 바로 개경으로 쳐들어가자, 강민첨 장군은 이를 추격하여 자주(지금의 평남 자산)에서 크게 이겼다. 그 공으로 응양상장군 주국이 되고, 이어 우산기상시가 되어 추성치리익대공신에 녹훈되었다. 1020년 지중추사 병부상서가 되었다. 태자태부에 추증되었으며, 문종 때 공신각에 올랐다. 1021년(현종 12)에 59세로 세상을 떠나자 왕이 ‘은렬공’의 시호를 내리고 국장으로 충남 예산군 대술면 이티리에 예장했다. 강민첨 장군 묘는 문화재자료 319호다.

강운식 재장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박성묵 예산역사연구소 소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강운식 재장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박성묵 예산역사연구소 소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강운식 예산재장, 군 지원 없는 문중행사 아쉬워

예산에 그의 후손들의 모임인 ‘진주강씨 은열공대종회 예산재’가 강민첨 장군의 묘를 관리하며 그의 호국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구주대첩 100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강운식(82) 예산재장을 만나 보았다.

-귀주대첩이 잘 알려져 있는데 구주대첩과 다른가?
“같은 말이다. 한자 지명이 거북 구(龜)로 되어 있으니까 구주(龜州)대첩으로 불러야 마땅하다.”

-구주대첩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강감찬 장군이 잘 알려져 있는데 강민첨 장군은 좀 생소하다.
“강감찬 장군은 당시 상원수로서 거란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최고지휘관으로 명을 받았고, 강민첨 장군은 부원수로 참전해 구주대첩을 대승리로 이끄는데 큰 기여를 했다. 강민첨 장군도 부지휘관으로서 큰 전공을 세웠음에도 최고지휘관으로서 전체 대군을 통솔한 강감찬 장군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그의 그늘에 가려진 것 같아 아쉽다. 우리 강민첨 할아버지는 진주에서 탄생하셨지만 병부상서(지금의 국방부장관)로 활동할 때 충청도 천안 직산에 도적이 많아 진상품을 약탈한다는 소식을 듣고 왕이 직접 지시하여 평정하라고 내려 보냈다고 한다. 그분이 와서 도적들을 평정하고 홍경사를 건립했다. 우리 할아버지는 200여 채의 집을 지어 과거를 보러 한양에 가다가 약탈당한 나그네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며 선정을 베풀기도 했다. 57세의 나이로 관사에서 돌아가셨을 때는 임금이 그 소식을 듣고 애도기간을 3일간 지정할 정도로 몹시 슬퍼하셨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시신은 고향 진주까지 모실 수가 없어 근처에 명당을 찾았다. 결국 예산현 감천동에 터를 정해 장례를 치르고 안장하게 되었다.”

-강감찬 장군도 강민첨 장군과 같은 진주 강씨가 아닌가?
“아니다. 강감찬 장군은 금주 강씨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훌륭한 역사적 인물이 대승을 거둔 구주대첩 1천년맞이 기념행사가 예산군에서 무관심한 가운데 문중행사로 추진하는 것 같은데.
“우리도 당초 군의 지원을 기대하면서 예산 지원을 요청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래서 충청남도 행정부지사를 찾아가 이 행사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도 되는지 물어보았다. 부지사는 지자체에서 지원 가능한 행사라고 하면서 군에 연락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우여곡절 끝에 예산군 문화관광과에서 4천만 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예산을 올렸으나 의회에서 거부당하고 말았다. 군의원들이 문중행사니까 군비 지원을 할 수 없다고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행사는 관의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게 돼 힘도 들고 속도 상한다. 서울 관악구는 오는 17~19일 귀주대첩 1000주년 강감찬 축제를 크게 한다. 2017년 4월부터 관악구가 천년행사를 구성하고 매년 국가예산 3~4억을 들여 강감찬 축제를 하는데 강민첨 장군을 위한 천년행사는 정부 지원금이 일체 없는 행사가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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