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확실하게 지킬 것이 있다”
“우리에겐 확실하게 지킬 것이 있다”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24.03.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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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본 3주년 토크, 전국 불법개발 피해자들 참석
지난 23일 홍동농협 강당에서 농본 창립 3주년 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번영 시민기자
지난 23일 홍동농협 강당에서 농본 창립 3주년 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번영 시민기자

공익법률센터 농본(대표 하승수 변호사)는 지난 23일 창립 3주년을 맞아 홍성군 홍동면 홍동농협 강당에서 ‘우리가 꿈꾸는 농촌의 미래’를 주제로 토크를 진행했다.

전국 각 지역에서 불법개발로 피해를 입은 주민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토크는 1부에서 각 지역의 사례발표, 2부는 ‘우리가 꿈꾸는 농촌’을 주제로 토크를 진행했다.

제1부에서는 다음 지역 주민 대표들이 발표했다. △전북 정읍시 옹동면 폐기물처리장 악취, 석산개발 피해 문제와 싸우는 환경연대 엄성자 기획실장 △충북 괴산군 사리면 김용자 산업폐기물매립장 건설 반대 대책위원장 △경북 영주시 납폐기물 제련공장과 싸우는 내성천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 △충남 예산군 조곡그림컴플렉스 주민반대대책위원장 △전북 완주군 등촌면 수질문제 대책위원장 △고창군 성송면 계당마을 석산개발 반대 주민대표 △충남 논산 확산탄 무기공장 반대추진위원장.

2부는 하승수 대표의 사회로 김정현 녹색평론 잡지 발행인, 주정산 홍동농협 조합장, 구자인 마을연구소 일소공도 소장, 강마야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단상에 나와 ‘지금 농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읍·면자치제 어떻게 해야하나’ 등을 주제로 대화와 토론으로 진행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요지로 발언했다.

△주정산 조합장= 농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농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3개월 정도 일하도록 받아들여 그들의 쾌적한 숙소를 준비하고 있다. 귀농 청년 농부들에게 농기계 지원, 집 마련 등 정착할 때까지 초기농업에 불편이 없도록 지원한다. 이제 농업·농촌은 복지사업이 절실하다. 공유마을을 준비하고 있다. 읍·면자치는 특정 지역에시 먼저 시범으로 실시하는 것을 좋을 것이다.

△구자인 소장= 행정이 변해야하며 정보를 민간과 교류해야 한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공간, 끝까지 지키며 지속가능한 공간이 농촌이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공부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차이를 극복하고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 지역에 대한 꿈을 같이 꿔야 한다. 칸막이를 극복해야 한다. 주민간, 단체간, 행정기관간 칸막이를 허물어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비영리네트워크 법인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해 읍·면자치가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인구 300명 미만의 지방자치단체가 300개 정도 있다. 우리의 군단위 기초 자치단체는 너무 크다.

△강마야 연구원= 최근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 구호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준다. “농민이 없으면 먹거리가 없고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농업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인 농지, 노동, 자본 3원칙을 잘 지켜야한다. 도시민과 관련 생태적 박탈감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농촌자치에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는 시범이 필요하다.

△김정현 발행인= 기후위기 시대 농촌문제는 생존문제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덜 야만적으로 살 것인가, 이웃과 관계를 어떻게 갖고 살 것인가 등 삶의 질을 결정해야 한다. 농촌문제라고 말하지 말고 도시문제라고 말해야 한다. 도시인들이 농촌에 피해를 주는 문제며 먹는 문제다. 농업이 최근 스마트팜, 인공지능 쪽으로 가는데 데이터를 추출하려는 데이는 전 세계의 서너개 기업이 인류의 먹거리를 독점하겠다는 것으로 심각한 문제다. 산업폐기물 문제도 결국 민주주의 문제다. 민주주의 실현이 핵심이다.

토크를 진행한 하승수 대표는 지난 3년 동안 많은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하며 농본’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즉 농업은 하늘 아래 사람들의 삶의 근본이다는 말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은 공익단체인 농본은 대형 로펌들과 상대하기에 버거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확실하게 지킬 것이 있다. 마을, 환경, 이웃, 대를 이어줄 후세대가 있다. 서로 위로하고 협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길 수 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닌 단체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농본은 농촌과 농민을 위한 공익 법률단체로 2021년 4월 홍성군 홍동면에서 창립했다. 환경, 마을공동체,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주민운동을 지원하고 농업·농촌 현안에 대한 연구와 조사, 대응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홍동농협 강당에서 열린 농본 창립 3주년 토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번영 시민기자
지난 23일 홍동농협 강당에서 열린 농본 창립 3주년 토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번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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