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주 목사, 시니어 노동자들의 친구
손영주 목사, 시니어 노동자들의 친구
  • 허성수 기자
  • 승인 2020.01.08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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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교회 개척 홍북읍에 작고 예쁜 전원교회 세워
손영주 목사는 내포신도시의 경계에 걸친 홍북읍 사무소 부근 자연부락 안에 행복한교회를 개척했다. 신도시 도심의 빌딩에서 가장 궂은일을 하는 시니어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 돕는 것도 그의 중요한 사역이다.

2020년 새해에 덜컥 떠맡게 된 ‘내포기독교연합회장’이라는 직함이 거창하지만 그는 조그마한 개척교회 목사다. 손영주 목사가 목회하는 행복한교회는 홍성군 홍북읍 행정복지센터 부근 대동리 자연부락 안에 있다. 

충청도와 전혀 연고가 없었던 그는 내포신도시에 도청이 들어온 후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개척을 결심했다고 한다. 우후죽순 들어선 고층아파트들마다 외지에서 이사오는 주민들로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보고 가능성을 찾았다.  

그러나 교회를 세울 부지를 찾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신도시의 경계를 벗어난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열심히 발품을 판 결과 현재의 장소를 찾았다. 비교적 저렴한 값으로 부지를 마련해 1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작은 예배당을 지었다. 

홍북읍 사무소 바로 뒤에서 마을 안길로 좁은 도로지만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고 교회 주변은 논과 밭이 펼쳐져 있고, 자그마한 동산도 있어서 그야말로 전원교회다. 앞으로 펼쳐진 평야 끝에 내포신도시의 스카이라인은 대도시의 그것과 다를 바 없어 묘한 조화를 이룬다. 

2019년 가을 전국시니어노동조합충남지역본부 단합대회 때 행사장을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와 함께. 왼쪽부터 양 지사, 손영주 목사, 박헌수 전국시니어노조 위원장, 박현조 시니어노조충남지역본부 위원장.

그러나 애써 지은 교회에 교인이 없었다. 물론 손 목사가 거의 매일 사모와 함께 신도시에 나가 열심히 전도했지만 열매를 얻지 못했다. 교회가 신도시를 벗어난 자연부락 속에 있다 보니 제 발로 찾아오는 교인도 없었다. 

처음 1년간은 가족끼리만 예배를 드리다가 전략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신도시 주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도심으로 나가 부흥시켜 돌아오기로 하고 삽교읍 내포출장소 부근에 업무용 빌딩을 빌렸다. 홍북읍의 작고 예쁜 교회당은 문을 닫고 유아실을 숙소로 쓰면서 도심에 2년간 임대를 한 건물에 매일 달려가 새벽기도를 하고 주일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건물 임대료와 시설비, 관리비 등이 적잖게 나갔지만 효과는 있었다. 새로 이사온 교인이 십자가를 보고 찾아오기도 했고, 손 목사 부부도 열심히 전도했기 때문에 새벽기도회나 예배시간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눈물로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1년이 지나자 예수님의 제자 수와 비슷한 여남은 명의 교인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 5월 계약기간보다 5개월이나 앞당겨 임대한 건물을 비우고 홍북읍 본 예배당으로 돌아갔다. 교인들은 마치 오래 전 고향 교회로 돌아온 것만큼이나 포근해 했다. 그 후에도 스무 명 넘게 성장하면서 2020년 새해를 맞은 행복한교회는 50명을 목표로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추수감사주일 예배를 인도하는 손영주 목사.
지난해 추수감사주일 예배를 인도하는 손영주 목사.

손영주 목사는 도심의 임대교회에 잠시 있는 동안 박현조 엔젤스타워 관리소장을 만나 시니어노조를 창립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공직에서 은퇴하고 노년기에도 노동을 하며 보람을 찾고 있는 박 소장이 비슷한 처지에서 궂은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시니어노동조합을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도움을 요청하자 손 목사는 흔쾌히 수락하고 앞장섰다. 지난해 1월 환경미화, 경비, 건물관리, 요양보호사, 각종 용역을 통한 일자리 등에 고용된 장노년 노동자 11명이 모여 창립총회를 한 시니어노조충남지역본부는 1년이 지난 2020년 1월 현재 64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박현조 소장이 위원장을 맡아 이끄는 가운데 손 목사는 수석부위원장으로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시니어노동자들에게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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