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봐온 가게… 따라만 가진 않을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봐온 가게… 따라만 가진 않을 것입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0.05.01 11: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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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전통시장 ‘큰시장반찬’ 김동광 사장
어머니 반찬가게 3월부터 이어받아 운영
코로나19 가짜뉴스… “지금도 아찔하다”
고객 확장 성공적… 타 시·군 배달도 추진
홍성전통시장에서 ‘큰시장반찬’을 운영하는 김동광 사장이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홍성전통시장에서 ‘큰시장반찬’을 운영하는 김동광 사장이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계속 노력하면 고객들이 알아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가업(家業)을 이어가며 새로운 성공을 만들어가고 있는 한 청년의 말이다.

주인공은 바로 홍성전통시장에서 ‘큰시장반찬(홍성군 홍성읍 의사로 49번길 54-1)’을 운영하는 김동광 사장(33).

홍성 토박이인 김 사장은 홍성중·고교를 나와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15년부터 갈산면에 있는 경남금속 영업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최선을 다한 직장생활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민 또한 커졌다고 한다.

김 사장은 “많은 직장인이 느끼는 것이겠지만, 뭐랄까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져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오기’ 같은 게 생겼다”고 회고했다.

새로운 길을 찾기로 결심은 했지만, 그 길은 그렇게 쉽게 보이지는 않았다. 많은 분야에 대한 고민과 검토를 이어가던 그는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 잘 아는 것’을 선택했다. 그것이 바로 ‘반찬가게’였다.

김 사장은 “사실 이곳은 어머니(윤미숙·62)가 25년 정도를 해오던 곳”이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장날이면 나와 도와드렸기 때문에 이미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역도 내포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가 늘어 반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나름 ‘비전’이 보였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머니가 해오던 가업이었지만, 그냥 무턱대고 따라가기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 김 사장은 퇴사 전부터 짬을 내 새로운 창업을 위한 준비를 했다. 올해 2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그는 3월 1일부터 ‘큰시장반찬’을 책임지고 있다.

직원에서 사장이 된 그의 첫 번째 목표는 ‘고객층 확장’이었다.

김 사장은 “아무래도 (가게가) 시장 안에 있다 보니 어르신들이 주 고객이었다”며 “홍북(내포신도시) 쪽 젊은 고객 유치를 목표로 홍보를 했고 지금은 배달 주문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이 어린 젊은 세대 가구의 특성을 고려한 ‘아이사랑 반찬’ 같은 것을 준비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며 “아직은 가게로 직접 오시는 분이 더 많지만 배달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조심스럽게 밝힌 이곳의 월 매출은 3000만~4000만원 정도로, 그가 운영하기 전보다 1000만원 정도가 늘어난 수치다. 운영 2개월 만에 엄청난 성공을 이어가고 있지만, 위기도 있었다. 바로 ‘가짜뉴스’가 그 원인이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한숨이 나온다”고 운을 뗀 김 사장은 “가게를 맡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홍성전통시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가짜뉴스가 터졌다. 한 순간 시장에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게 자영업이다. 그때는 말 그대로 막막했다”고 털어놨다.

가짜뉴스가 만든 터널을 지나온 그는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 사장은 “서산이나 보령 등 타 시·군으로의 배달 확장이 목표”라며 “현지에 가게를 새로 내면 임대료 등이 나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냉동차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큰시장반찬’은 월~토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하며, 일요일은 쉰다(일요일이 장날일 경우는 영업). 또 카카오톡에서 ‘큰시장반찬’을 검색하면 당일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다. 물론 전화(☎010-6346-8454)로도 주문·문의를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양념게장과 갱개미무침, 장조림, 진미채, 겉절이가 5대 인기 메뉴”라며 “4팩 1만원 세트도 잘 나간다”고 전했다.

‘큰시장반찬’ 인터넷 블로그에 들어가면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는 홍성전통시장 내 구 광천상회’라는 문구가 있다. 25년이란 시간은 자랑스러운 전통이지만, 삼십대 김동광 사장에게는 부담일지도 모른다.

김 사장은 “어머니가 지금껏 해놓으신 것이 있다. 그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며 “열심히 노력하면 고객들이 알아주실 거라 믿는다. 믿고 찾을 수 있는 ‘큰시장반찬’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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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 2020-05-01 17:28:38
반찬 맛있던데 번창하세요

김하영 2020-05-01 12:08:04
ㅋㅋ사장님이 링크 알려주셔서 기사 봤네요
양념게장이 최고입니다~~~ 번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