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과 함께 '부흥'… 희망의 소리 전하겠습니다”
“홍성과 함께 '부흥'… 희망의 소리 전하겠습니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12.08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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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춘오 홍성성결교회 담임목사
인천에서의 부흥 경험, 홍성성결교회로 이어져
다음 세대의 위기… 해답 중 하나 비전이룸센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역사회에 더 가까이”
2017년 5월 홍성성결교회 제9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춘오 목사. 사진= 황동환 기자

“왜 접니까? 저보다 실력있고 훌륭한 분들도 많은데…”

이춘오 목사(57)가 2017년 5월 홍성성결교회 제9대 담임목사로 부임하기 전에 자신을 찾아온 홍성성결교회 장로들에게 했던 말이다.

홍성성결교회는 당시 8대 담임목사였던 김형배 목사가 5년 4개월간 목회를 마치고 다른 교회로 옮기자 새로운 담임목사를 모시기 위해 인천을 향했다. 그때 이 목사는 홍성교회 담임으로 와줄 것을 부탁하는 4명의 홍성교회 장로들에게 이 같이 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들에게서 되돌아 온 말을 이 목사는 잊지 않고 있었다.

“우리는 학위있는 목사나 기독교 가문에서 몇 대째 목사 등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부흥을 경험한 목사를 찾고 있다. 목사님이 그런 분이다.”

1945년 9월 13일 창립된 홍성성결교회는 이춘오 목사가 오면서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약 25년 전에 지어진 기존 성전 옆에 현대식 복합커뮤니티 공간인 ‘비전이룸센터’가 새로 들어선 것이다. 또 기존 성전의 외벽 손질도 하면서 깔끔한 면모로 거듭났다. 이 목사 부임 3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이런 것이 교회가 이야기하는 ‘부흥’일까? 이 목사는 자신이 경험한 부흥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홍성에 오기 전까지 인천에서 22년간 목회를 했다. 32살에 30평짜리 상가건물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이후 상가를 옮겨다니면서 교회가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30평에서 60평으로 다시 140평에서 210평으로 교회를 성장시켰다. 그리고 10년 만에 600평 규모의 6층짜리 교회 건물을 새로 짓고 그곳에서 목회를 이어가던 중 홍성으로 오게 됐다. 성도 한 명 없이 시작했던 교회가 550명까지 모이는 교회가 됐다.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중 하나는 그 550명 가운데 30명과 20명을 떼서 2개의 작은 교회를 세운 일이다. 이를 분립개척교회라고 한다. 이 일로 교단에서 좋은 소문이 났다.”

달라진 교회의 외형만으로 ‘부흥’의 진면목을 봤다고 할 수는 없다. 이 목사도 그리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그가 생각했던 ‘부흥’에 잠시 먹구름이 끼이긴 했지만 ‘비전이룸센터’에 담고자 했던 꿈이 있었다.

“교회에서 모든 필요조건이 충족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아이들이 예배를 드린 후 밥도 먹고 탁구도 치면서 친구를 사귀고, 학생과 청소년들 그리고 어른들이 짜투리 시간에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교회 안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때로는 지역의 청소년들이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인들의 출입이 제한적이다보니 아직까지는 교인들만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전이룸센터’는 모든 연령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이 배치돼 있다. 가령 어린아이들은 센터 1층의 키즈랜드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고. 그 옆의 카페는 시내의 여느 커피매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3층에는 중·고등학생들이 와서 공부할 수 있는 독서실을 마련했고, 4층의 탁구장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아무 때나 와서 탁구를 칠 수 있다. 또 옥상에는 풋살장도 만들었다. 이 목사의 설명대로 교인과 지역민들을 위한 배려가 건물 곳곳에 녹아 있었다.

이 목사는 자신이 홍성에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적잖은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이는 지역사회가 풀어야할 과제이기도 한 고령화 문제다. 이는 교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75년이라는 긴 교회역사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와서 목회를 하다보니 60대 이상의 연령층이 거의 70%에 달할 정도로 교회 구성원들이 고령화되어 있는 반면에 어린아이와 청년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가고 있는 한계를 봤다. 그즈음 내가 한국교회의 미래보고서라는 책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게 뭐냐면 향후 20년 이후에 사라질 도시에 홍성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그가 가장 심각하게 느꼈던 것은 다음 세대의 위기다. 이 목사는 결성중학교 같은 면단위 학교가 폐교되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점점 축소돼가는 상황을 깊이 우려했다. 아이들이 줄어들자 시골의 작은 교회들의 교회학교가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홍성교회는 지역의 중심에 있어 아직은 괜찮지만 아이들이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서울, 천안, 대전 등으로 빠져나갔다. 이 목사는 홍성이 점점 아이들을 키워서 보내는 곳이 됐고, 그러다보니 교회가 어른 중심의 교회로 구성돼가고 있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왜 저를 홍성으로 보내셨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알게 됐다”고 말한다. 이런 위기의식 속에 시작한 대표적인 일이 ‘비전이룸센터’이고, 이를 통해 지역의 청소년들을 붙잡고 싶었던 것이다.

“어른들도 중요하지만, 젊은세대, 다음세대를 붙잡아야 한다. 홍성이 무너지면 충남이 무너지고, 대한민국의 교회가 무너진다라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여기가 다음세대를 출발시키고 붙잡는 마지막 보루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도들에게 새로운 비전들을 제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목사의 ‘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홍성성결교회가 지역사회에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길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코로나 이전보다 더 번영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본질을 붙잡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교회가 이 땅에 세워진 본질이 무엇인가?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해 그들이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으로 세상을 살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이다. 지역사회를 외면하고는 교회 역시 성장할 수 없다. 지역사회에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돼야한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해마다 2000만원 정도 홍성군에 불우이웃돕기로 기탁한다. 이외에도 독거노인들에게 반찬, 연탄, 기름, 쌀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고등부와 대학생들에게 1년에 두 차례 장학금을 주고 있다. 지금 우리 교회는 지역과 더불어 함께하는 교회를 꿈꾸고 있다. 선교도 교회에 맡겨진 주요 사명이다. 우리 교회는 해외선교로 매달 1200만원을 사용한다. 필요한 지역에 교회를 세우는 일 역시 선교에 포함된다. 내포신도시에 가면 내포중심교회가 있다. 5년 전 홍성성결교회로부터 분립개척된 교회인데 지금 잘 성장해가고 있다.”

어느 특정 종교가 추구하는 신념이 시민사회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와 충돌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스스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모든 종교인 역시 그가 속한 사회와 공동체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 종교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종교간 대화와 교류를 통해 자신이 속한 종교에서 보지못했던 전통과 듣지못했던 가르침도 보고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코로나 시국과 맞물려 한국의 일부 개신교 교회가 정부의 방역지침을 무시하면서 대다수 국가 공동체 구성원들의 불안을 증폭시킨 일이 있다. 이런 상황을 개신교 목회자인 이 목사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지만 이 목사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교회는 모임이 생명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바이러스 전파 위험성도 높겠지만 정부나 언론이 교회가면 코로나 걸린다고 왜곡된 사실을 전하는 것은 유감이다. 우린 직접 약품을 사서 매일 방역하고 있다. 열체크·출입부 명부 작성·거리두기는 물론 식당에도 칸막이 공사를 했다. 그 어떤 단체보다 그 어떤 영역보다도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 일부 교회의 감염도 사실 교회에서 전파됐다기 보다 콜센터 직원이 감염돼 교회로 왔다가 교회에서 감염이 된 경우로 봐야한다. 그런데도 마치 교회가 주범인 것처럼 매스컴에서 보도해버려 속상하다. 코로나로 1년을 보내면서 집단 우울증으로 아파하는 이땅에 그나마 희망의 목소리를 내보내야하는 곳이 교회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국가적인 재난이 났을 때 성금을 가장 많이 내는 곳이 교회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참 많은 일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하는 교회의 모습은 보지 않고 마치 교회가 국가 정책에 반기를 든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아쉽다. 교회가 사회를 위해서 지역을 위해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들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이 목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60~70대 기저질환 노인들, 유치원생을 자녀로 둔 30~40대 부모들이 10개월간 나오질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공무원, 군인, 요양원근무자 등 국가행정기관 근무자들의 경우 동선을 알려야하는 부담감에 교회에 오길 꺼리면서 코로나19 이전 1100명이 나오던 교회가 700명 정도로 줄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의 말처럼 교회는 모임이 생명이다. 이 목사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이미 마련했다. 그것은 바로 교회가 지역사회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그동안의 사역을 세분화해 성도들을 제자화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 맨투맨으로 성도들을 만나 깊이있는 성경공부를 해야한다. 이를 통해 ‘예수믿는 사람은 뭔가 달라도 달라’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삶으로 드리는 예배가 가능하도록 전환해야 한다. 성도들의 내면을 키우고, 그 경험을 한 성도들이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방식, 코로나 시대에 교회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홍성성결교회 전경. 사진 왼쪽으로 이 목사의 주도로 완공된 '비전이룸센터'가 보인다.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성결교회 전경. 왼쪽으로 '비전이룸센터'가 보인다. 사진= 황동환 기자
홍성성결교회 옆 '비전이룸센터' 1층에 마련된 키즈랜드 내부.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성결교회 옆 '비전이룸센터' 1층에 마련된 키즈랜드. 사진= 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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