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본’ 사무실 개소… “농촌·농사·농민 지키겠다”
‘농본’ 사무실 개소… “농촌·농사·농민 지키겠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4.26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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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홍동면에 들어선 농민 위한 공익법률단체
2017년 귀촌한 하승수 변호사 지난 2월 창립
2017년 홍성군 홍동면에 귀촌한 하승수 변호사는 농촌, 농사, 농민을 지키는 활동을 위해 지난 2월 공익법률단체 '농본'을 창립했다. 홍동면 운월리 밭두렁 사이에 위치한 '농본' 사무실. 사진=황동환 기자

농촌·농사·농민을 위한 공익법률지원센터인 ‘농본’이 24일 홍성군 홍동면 운월리에서 사무실 개소식을 열고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그동안 도시에는 노동·인권·환경 등을 위해 활동하는 변호사들과 공익법률단체들이 많았지만 농민을 위한 공익법률단체는 적었다.

‘농본’은 부패와 관료주의, 자본주의의 탐욕에 희생당하고 있는 농민과 농촌주민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뜻을 모은 사람들이 지난해 6월부터 준비해 올해 2월 창립했다. ‘농본’은 지난해 생을 달리한 녹색평론 발행인 故 김종철 선생의 농본주의에서 따온 이름이다.

김종철 선생과 녹색당을 창당했고, 녹색평론 편집자문위원, 김종철 선생이 이사장으로 있던 녹색전환연구소 기획이사,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가 ‘농본’ 대표를 맡았다. 여기에 이상훈 변호사, 이상선 충남시민재단 이사장, 장정우·김형수 활동가가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이날 개소식엔 홍동면 마을주민들 외에 신필균 우분투 이사장, 이종오 (사)경제사회포럼 이사장, 신관호 홍동면 의료생협 이사장, 김영우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마을풍물팀의 지신밟기로 시작한 이날 개소식은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간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행사 중 “농촌, 산촌, 어촌의 삶이 무너진지 오래됐습니다. 본래의 삶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농촌, 농사꾼들에게 본래 우리가 이땅의 주인이오”, “농담인줄 알았는데 본래 변호사였어요”, “농촌을 파괴하는 자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겠습니다” 등 재치있는 ‘농본’ 즉흥 2행시를 선보인 참석자들에게는 책자 ‘농본주의’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농촌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여러 사례도 들을 수 있었다. 박은식 김제뉴스 취재부장은 전북 김제평야를 잠식하고 있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 사업의 문제를, 이정주 당진 합덕읍 석무리 폐기물반대대책위원장은 하수슬러지 공장 건설 문제를 짚었다. 또 전기룡 ‘홍성군 갈산면 오두리 폐기물매립장 대책위’ 간사도 참석해 경험을 들려줬다.

하 변호사는 법률지원을 했던 오두리 마을 폐기물매립장 저지에 대해 “시설이 들어서기 전 주민들이 잘 준비할 수 있다면 권한을 가진 행정관청이 불허하도록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했다. 이런 인연으로 ‘오두리 폐기물매립장 대책위’가 농성장으로 쓰던 컨테이너 한 채가 홍동면 운월리 논 밭 사이 공터로 이동해 ‘농본’ 사무실이 됐다. 오두리 주민들이 직접 트럭에 컨테이너를 싣고 와서 지붕도 설치하고 내부 벽면까지 깨끗하게 손을 봐줬다.

지난 2월 창립에 이어 이날 개소한 ‘농본’은 농촌·농사·농민을 지키기 위해 기후위기로 인한 농사피해, 개발사업 농지 전용, 고위공직자 농지 전수조사 등 기획사업과 각종 폐기물처리장, 대규모 태양광, 송전탑 등 현안사업으로 나눠 활동할 계획이다. 비영리단체여서 후원을 받아 운영하며 수임료 등은 따로 받지 않는다.

 

'농본' 개소식 현장(사진=황동환 기자)

(왼쪽부터)장정우 활동가, 이상선 충남시민재단 이사장, 이상훈 변호사, 하승수 변호사.
비영리 공익법률단체 '농본' 대표 하승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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