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질 수밖에 없는… “짜릿한 볼링”
빠질 수밖에 없는… “짜릿한 볼링”
  • 노진호
  • 승인 2020.07.21 13: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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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군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볼링 홍원주 선수
2016년 선수생활 시작… 2018 장애인아시안게임 금1·은2개
홍성군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볼링 홍원주 선수. 사진= 노진호 기자
홍성군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볼링 홍원주 선수. 사진= 노진호 기자

“스트라이크의 짜릿함, 그것 때문에 하는 거죠…”

홍성군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볼링 팀의 ‘일당백(一當百)’ 홍원주 선수(45)는 20세기에 시작된 볼링에 대한 사랑이 21세기에도 계속되고 있었다.

대구 출신인 홍원주 선수는 대구공업전문대 재학 중이던 1995년 실습 중 사고로 팔을 다쳐 장애를 갖게 됐고, 볼링은 다음해부터 취미로 시작했다고 한다.

취미로 가끔 치던 볼링이 직업이 된 것은 그로부터 10년이나 더 지난 후의 일이다.

홍 선수는 “장애인 볼링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대구현대볼링장을 찾아갔다”며 “그게 2016년 1월의 일”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곳 주인이 대구장애인볼링협회 박창석 사무국장이었다”며 “그 후 그 분의 지도를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그는 같은 해 연말 민간병원 최초 장애인 볼링 스포츠단인 곽병원(대구)의 창단멤버로 합류하게 됐고, 지난달까지 그곳에서 활약했다.

홍 선수는 “선수로서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직업 볼링선수로서 더 좋은 조건을 선택한 것도 있다”고 홍성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 경력은 그리 길지 않지만, 그는 이미 정상에 선 경험이 있다. 홍 선수는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기억임에도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홍 선수는 “목표했던 메달을 따긴 했지만 동남아 선수들의 성장세를 확인한 대회이기도 하다”며 “동남아는 20~30대 젊은 선수들도 많고, 비장애 엘리트 선수들이 은퇴 후 장애인을 지도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선수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지금은 박빙”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40대 중반인 내가 거의 막내급”이라며 “장애인 선수가 많이 생기길 바라면 안 되겠지만, 얇은 선수층에 대한 고민은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는 볼링장도 피해가지는 않았다. 홍 선수는 올해 1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끝으로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수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선수권이 9월로 연기됐다”며 “9월에도 확실히 열린다는 보장은 없겠지만…”이라고 아쉬움에 말을 흐렸다.

(어렵게 부탁한) 홍원주 선수의 볼링 포즈. 사진= 노진호 기자
(어렵게 부탁한) 홍원주 선수의 볼링 포즈. 사진= 노진호 기자

홍 선수는 홍성군장애인스포츠센터 인근의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아침이면 센터로 와 몸을 풀고, 내포신도시에 있는 볼링장 오픈 시간에 맞춰 이동을 한다.

홍 선수는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정도까지 볼링장에서 연습을 한다”며 “충남장애인체육회 고현택 코치가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어 처리 위주로 연습한다”며 “스트라이크는 솔직히 운도 좀 따라야 하지만, 스페어 처리는 진짜 실력”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에게 볼링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는 “스트라이크 칠 때의 그 짜릿함, 그것 때문에 하는 것 같다”며 “처음에 볼링을 시작해 공이 도랑에 빠지면 가운데로 보내고 싶어지고, 가운데로 가면 스트라이크를 치고 싶어지고, 스트라이크가 나오면 퍼펙트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욕심’이 동력이 돼 손이 아프고 다리가 아파도 어느 순간 볼링장에 서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인과 대학생 딸, 중학생 아들은 둔 가장으로, 가족들은 모두 대구에 있다고 한다. 홍 선수는 “어쩌다 주말부부가 됐다”며 “자동차로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라고 설명했다.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태극마크를 떼지 않는 것이 목표라는 그는 “대회에 가서 다른 선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치는 것만 봐도 짜릿하다”며 “한 번 해보시면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보증하며 볼링을 강력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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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영 2020-07-22 18:31:15
주야~ 화이팅이다~~^^
무리하지말고 건강 챙겨가며 하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