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의 집 창스… ‘완벽에 가까운 계획’ 진행中
이응노의 집 창스… ‘완벽에 가까운 계획’ 진행中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6.16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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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6일 제6기 입주예술가들 중간 보고 전시
15일 전문가 매칭 프로그램… 작가별 발표도
15일 이응노의 집에서 진행된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와 전문가 매칭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컨테이너 스튜디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15일 이응노의 집에서 진행된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와 전문가 매칭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컨테이너 스튜디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올해 화이트데이(3월 14일)에 첫인사를 전한 홍성군 고암 이응노 생가기념관(이하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들이 여름의 입구에서 그동안의 과정을 보여줬다.

이들의 중간 보고 전시는 ‘완벽에 가까운 계획’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14~16일 펼쳐졌다. 내포뉴스는 전문가 매칭 프로그램이 진행된 15일 이응노의 집을 찾았다. 이날 전문가 매칭은 김혜원 작가와 양서연 원앤제이 갤러리 전시팀장, 장은경 작가와 이섭 독립 큐레이터(이상 한옥 스튜디오), 임동현 작가와 조병희 음악·디자인·기획 전문가, 김영봉 작가와 박영선 연구자·작가, 서해근 작가와 백기영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이상 컨테이너 스튜디오) 등으로 이뤄졌다.

이날의 만남은 생가에서 시작됐다. 정보경 학예연구사는 “고암의 ‘고향집’ 스케치를 토대로 복원된 곳”이라며 “마을주민들은 해마다 초가지붕 이엉도 새로 하고 장마가 끝나면 직접 연잎도 채취해 차를 만든다. 이응노의 집은 용봉산과 백월산 사이의 자연적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입주예술가들과 전문가들은 한옥 스튜디오로 이동해 김혜원·장은경 작가의 작업을 둘러봤다. 이곳은 홍성군청 근처에 있던 철거 위기 한옥을 분해 후 이곳에 옮겨 재조립한 것이다.

이들은 한옥 스튜디오를 나와 논둑을 따라 컨테이너 스튜디오로 향했다. 이곳은 소 50여마리를 키우던 축사를 개조한 곳으로, 1층은 작업 공간이며, 나선형 계단을 따라 2층에 가면 작가들의 숙소가 있다.

컨테이너 스튜디오 답사 후에는 작가별 발표가 이어졌다.

임동현 작가는 “내 주제는 모두가 존중받는 밥이다. 이는 몫과 존재에 관한 이야기”라며 “난 작품과 현실을 잇는 예술배달부로서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성의 저소득층 주민들과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그 방법은 우연과 자연형태이다. 어제(14일) 그분들을 이응노의 집에 초대하기도 했다”며 “내 작품을 보며 수다를 떠는 등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더했다.

김영봉 작가는 “내게 주어진 미션은 자연이다. 지금은 주목하지 않고 버려진 것들을 최대한 수집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리서치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김 작가의 사진에는 ‘불법 무속행위 금지’라고 적힌 팻말, 버려진 그물, 부서진 배, 줄 끊어진 부표 등이 담겨 있었다. 그는 컨테이너 스튜디오 뒤편에 ‘토종 틀 밭’도 가꾸고 있다. 김 작가는 “최대한 자연에 해를 덜 끼치며 이곳에 머물려는 노력이다. 절반은 홍성씨앗도서관에서 얻어와 키우고 있는데 터가 좋은지 잘 자란다”고 말했다.

서해근 작가는 “가장 큰 주제는 리사이클이고 그 안에 전쟁·평화·사랑 등 다양한 것이 포함된다. 광천 아이들과의 돛배 만들기, 안 쓰는 휴대전화를 활용한 프로젝트 등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한 후 “여기 온 후 주말에는 주로 혼자 있다. 그럴 때는 외롭기도 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만들기도 한다”며 자작곡을 배경음악으로 그동안의 활동을 담은 영상을 선봬 박수를 받았다. 서 작가가 만든 노래의 제목은 ‘답답한 노래 G선상의 아리아’였다.

김혜원 작가는 “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구전과 설화는 물론 옆집 아저씨, 택시기사 아저씨의 말들에 귀 기울였다. 그런 것이 사라지는 것이 싫어 일반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곳에서는 홍성 원도심 탐구를 하고 있다. 쇠락한 지역에 남아 있는 어른과 새로 들어온 청년, 책방 사장님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토대로 한 사람당 1개의 작품을 완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은경 작가는 “빛과 영광이 사그라진 곳에서 유물 발굴을 하고 그렇게 수집된 자료로 매거진을 발간한다. 가상 캐릭터 ‘고고학자 장은’의 이야기로, 그 매거진은 실제와 가상이 섞여 있다”며 “가장 큰 줄기의 일은 가상의 모뉴먼트를 세우는 것이다. 관념의 의미 없는 물질화를 비판하는 제스처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올봄 이응노의 집에 온 다섯 명의 입주예술가들은 오는 11월 중 결과 보고 전시를 열 예정이다. 그들이 전할 우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김혜원 작가(왼쪽)와 양서연 원앤제이 갤러리 전시팀장.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김혜원 작가(왼쪽)와 양서연 원앤제이 갤러리 전시팀장.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장은경 작가(왼쪽)와 이섭 독립 큐레이터.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장은경 작가(왼쪽)와 이섭 독립 큐레이터.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임동현 작가(왼쪽)와 조병희 음악·디자인·기획 전문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임동현 작가(왼쪽)와 조병희 음악·디자인·기획 전문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김영봉 작가(오른쪽)와 박영선 연구자·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김영봉 작가(오른쪽)와 박영선 연구자·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서해근 작가(오른쪽)와 백기영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제6기 창작스튜디오 입주예술가인 서해근 작가(오른쪽)와 백기영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 사진=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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