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웠던 아이… 선물 같은 인연
외로웠던 아이… 선물 같은 인연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7.22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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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동행] ‘청년’이 된 ‘아이’
내포뉴스-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연간기획
중학교 때 방황, 자퇴… 센터 도움으로 극복, 성장
청년다방 이학승 사장 “센터, 어려울 때마다 내 곁에”

내포뉴스는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함께 오는 11월까지 ‘동행(同行)’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 연간기획 제목 ‘동행’에는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내포뉴스, 지역사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편집자 주

서로에게 선물 같은 인연인 청년다방 이학승 사장(왼쪽)과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조현정 센터장. 사진=노진호 기자
서로에게 선물 같은 인연인 청년다방 이학승 사장(왼쪽)과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조현정 센터장. 사진=노진호 기자

우리네 삶 속에는 많은 인연(因緣)이 있다. 그 중에는 한시라도 빨리 지워버리고 싶은 악몽 같은 것도 있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또 잊어서는 안 될 선물 같은 것도 있다. 내포뉴스 연간기획 ‘동행’의 여섯 번째 주인공 이학승(23) 군에게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하 센터)와의 인연은 선물처럼 보였다.

조현정 센터장이 그를 처음 알게 된 건 홍성군 청소년수련관 방과 후 아카데미를 찾았던 초등학교 때였다. 대다수 아이들처럼 학승이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인 것 같았지만, 그 끈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조 센터장은 “학승이는 중학교 때 교우관계 등으로 어려움이 컸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 밖’으로 나오게 됐고, 그 시절 센터와의 인연도 깊어졌다”며 “외로운 아이라고 생각했다.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제 어엿한 사장님이 돼 찾아오는 학승이를 보면 그저 대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학승이는 홍성읍 오관사거리 우리은행 건너편에 있는 ‘청년다방’ 사장이다. 건장한 청년을 ‘학승이’라고 부르는 게 미안하긴 하지만, 센터와의 인연이 ‘아이’로 시작됐기에 그냥 그렇게 부르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지난 15일 센터에서 만난 학승이의 증언도 조 센터장과 일치했다. 그는 “방과 후 아카데미를 통해 센터를 알게 됐고, 중학교 때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러 다시 찾게 됐다. 그게 1년 반 만인가의 재회였다”며 “사실 중학교 때 사고를 많이 쳤다. 그러다 전학도 가고, 상처도 많이 받았고… 결국 자퇴를 선택했다”고 회고했다.

학승이는 부모님의 이혼 후 어머니, 외할머니와 함께 홍성에 살았다.

조 센터장이 기억하는 학승이는 ‘독립적인 아이’였다. 그는 “내가 알기로 학승이는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없다. 본인이 직접 벌어서 생활을 하고, 집안 살림도 도왔던 것”이라며 “그저 문제아로 보였을 수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아이”라고 말했다.

학승이는 중2때 알바를 시작했다. ‘학교 밖’이 된 것도 그때지만, ‘사회인’이 된 것도 그때인 것이다. 그는 “갈빗집, 조개구이, 호객, 막노동, 횟집 주방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그러면서도 한 달에 한 번은 센터에 왔다”며 “검정고시를 보고, 남들보다 1년 늦게 고등학교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학승이의 시간에도 볕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광천제일고(현 충남드론항공고) 회계과에서 보낸 3년은 정말 행복했다. 같은 반 친구들이 형·오빠로 대해줬다. 야영 가서 ‘리더십상’을 받기도 했다”며 “지금도 자주 만난다”고 말했다.

학승이는 고교 졸업 후 충북 충주에 있는 아버지의 음향사업을 도왔다. 이후 홍성으로 돌아와 올해 3월부터 ‘청년다방’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3월 매니저로 들어갔고, 올봄 인수를 했다고 한다.

그는 “장사는 나름 잘됐는데, 현재 폐업을 준비 중이다. 완전 인수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며 “앞으로에 대해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비록 폐업을 앞두곤 있지만,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꿈에 설레는 것처럼 보였다. 더 큰 어려움을 이겨내 봤기 때문일 것이다.

학승이에게 센터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제 인생에서 어려운 순간마다 현정 선생님 등 이곳 분들이 곁에 있어주셨다. 너무 우울하고, 좌절하고 싶을 때마다 그랬다”며 “그 고마움에 지금도 이곳을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

학승이는 본인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모를 동생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자존감을 키웠으면 좋겠다. 특히 학교 밖 친구들은 많이 위축된다. 자신을 더 사랑해야 한다”며 “난 운동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처럼 센터에 와서 도움을 받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성장하는 친구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더했다.

끝으로 학승이는 “열네 살 때 알바를 시작하고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일단 폐업을 하면 한 달쯤 쉬면서 나를 돌아볼 생각”이라며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것이다. 홍성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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