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영산대재… 부처님의 뜻, 모두에게 전해지길”
“내포영산대재… 부처님의 뜻, 모두에게 전해지길”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10.0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30일 수암산 ‘굴바위절’ 법륜사서 개최
보명 스님 “코로나 극복, 도민 화합 뜻 담아”
충남 무형문화재 제40호 내포영상대재 보유자인 법륜사 주지 운산 보명 스님. 사진=노진호 기자
충남 무형문화재 제40호 내포영산대재 보유자인 법륜사 주지 운산 보명 스님. 사진=노진호 기자

충남의 가을을 뜻 깊게 수놓던 ‘내포영산대재’가 올해도 펼쳐진다. 올해 행사는 오는 30일 수암산 자락에 있는 법륜사(주지 운산 보명스님·예산군 삽교읍 도청대로 835-45)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재된 ‘영산재(靈山齋)’는 석가모니의 영산회상 법회를 의례공간에 구현해 영가를 천도하는 의례로, ‘영산’이란 석가모니가 대중에게 ‘묘법연화경’을 설했던 중인도 마갈타국 왕사성 인근에 있는 영축산을 뜻한다.

영산재의 기원은 불명확하지만 핵심요소인 범패와 천도재에 해당하는 불교의례가 신라시대부터 있었기에 그 연원이 될 만한 것을 신라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영산’이란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시점은 17세기부터며, 이 명칭이 처음 등장한 건 1931년 발간된 불교의식집 ‘석문의범’이다.

충남 무형문화재 제40호 내포영산대재 보유자인 보명 스님은 “내포영산대재는 국가지정문화재 50호로 국내·외 시연을 지속적으로 열어 왔다. 지난해 2월 LA에서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후로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최하지 못했다”며 “해마다 가을 내포영산대재에는 1000여명 정도가 함께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여인원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보명 스님은 “이번 시연회에서 점안하는 ‘괘불’은 높이 8m50㎝, 폭 6m에 달한다”며 “코로나 때문에 참여인원을 제한하긴 했지만 그날 수암산을 찾는 등산객들도 충분히 그 기운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보탰다.

제14회 내포영산대재는 1부 점안식과 영산재, 2부 기념행사, 3부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보명 스님은 “3부 축하공연은 1시간 40~50분 정도 진행될 예정인데 취타대와 판소리 등 우리의 전통문화는 물론 몽골의 문화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불교의 종합예술이며 지역의 축제인 영산재는 보통 시련(侍輦)~대령(對靈)~관욕(灌浴)~신중작법(神衆作法)~괘불이운(掛佛移運)~영산작법(靈山作法)~식당작법(食堂作法)~중단권공(中壇勸供)~관음시식(觀音施食)~봉송(奉送)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내포영산대재는 충청지역의 ‘중제(中制)’ 범패를 계승하면서 내포권역을 아우른다. 특히 내포영산대재는 2008년 충남 무형문화재 지정 당시 단체종목이 아닌 보유자 개인으로 지정될 만큼 보유자의 역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대형의례에 대해 논할 때 보명 스님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는 뜻이다.

세상을 널리 밝게 한다(普明)는 뜻의 법명을 받고 1974년 동진출가한 보명 스님은 예산군 덕산면이 고향이다. 그는 2008년 내포영산대재 보존회를 설립했으며, 이듬해 법륜사 부설 영산중제 범음대학(현 법륜범음대학)을 개설했다. 또 보명 스님은 2014년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백제문화권 내포지역 영산재 작법 연구’로 석사 학위를, 2016년 동 대학원에서 ‘중제 영산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보명 스님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정도 승무(僧舞)와 범패(梵唄) 등 불교 중심의 전통문화예술 수업을 하고 있다. 언제든 누구나 함께할 수 있도록 문이 활짝 열려 있다”고 전했다.

보명 스님이 내포영산대재를 계승하고 있는 ‘법륜사(法輪寺·전통사찰 81호)’는 부처님의 진리가 수레바퀴에 실려 멀리 퍼져나가길 바라는 뜻이 담긴 곳으로, ‘굴바위절’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의 창건 연대는 정확치 않지만, 경내에 고려시대 석물로 추정되는 부처님 족상과 불두가 있어 고려 말기 가람이 존재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법륜사는 1945년 환산당 법인 큰스님이 사찰명을 ‘통령사’라 짓고 자연석굴법당을 창건했고, 그 후 이름을 ‘법륜사’로 바꾸고 불사를 통해 법륜도량의 자리를 다졌다. 2007년 초 화마의 피해를 입었지만 이후 다시 증축했다.

보명 스님은 “국내 사찰 대웅전 중 이 정도 큰 규모의 자연석굴은 보기 드물다. 아마 강화 보문사 정도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석굴법당 옆 관음보살상과 사천왕상에 스며있는 불교 예술의 아름다움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보명 스님은 “2021년 내포영산대재에는 코로나19 극복과 도민 화합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며 “많은 분들에게 그 뜻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법륜사 주지 운산 보명 스님이 석굴법당 앞에 서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법륜사 주지 운산 보명 스님이 석굴법당 앞에 서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