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괜찮은 기자·볼만한 신문, 연상하실 수 있게…
[칼럼] 괜찮은 기자·볼만한 신문, 연상하실 수 있게…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2.02.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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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호 편집국 부국장

필자의 고교시절 영어 선생님은 ‘연상 작용’을 활용한 단어 공부법을 가르쳐 주셨다. 예를 들어 hoop(후프)라는 단어를 통해 hula hoop(훌라 후프)나 hoop skirt(후프 스커트) 등도 자연스럽게 함께 기억하는 것이다. 필자는 흡연가라 그런지 ash(재)와 ashtray(재떨이) 간의 연상 작용 정도만 뇌리에 깊이 남아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고교시절 선생님이 전해준 노하우가 성적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지만, 연상 작용이 우리와 매우 밀접하고 꽤나 일상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연상 작용이란 나의 관념이 그것과 연관된 다른 관념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심리적 작용을 뜻한다. 광고 제작자가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음악에 관심을 갖는 것도 사람들의 연상 작용을 활용해 제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내포뉴스가 창간 1주년을 맞았다. 인터넷 신문으로 함께한지는 더 오래됐지만, 지난해 3·1절에 종이 신문을 처음 펴내며 다시 태어났기에 올해 돌잔치를 하는 것이다. 창간특집호를 준비하며 나름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신문에 기사를 쓰고, 지면 편집까지 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은 내포뉴스하면 어떤 것을 떠올릴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 팩트(fact)가 그다지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기에, 직접 답을 해주시는 것은 고맙지만 사양하겠다.

내포뉴스가 어떤 것을 떠올릴게 할지에 대한 의문에 이어 ‘그럼 나는 내포뉴스에 대한 어떤 연상 작용을 만들려 애썼을까’하는 자문을 하게 됐다. 단지 지난 1년의 활동상이 아닌 필자의 언론관에 대한 질문일 수 있기에 혼자 하는 답변도 쉽지 않았다. 우선 연상되는 지난 1년은 아이들에 관련된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했고, 문화예술 쪽에 관심을 가졌다는 정도다.

확실한 건 어느 캐비닛에서 노트북을 발견해 국가의 역사를 바로잡는 등의 대단한 활약은 없었다. 국정이나 도정의 큰 방향이 제대로 향하고 있는 지에도 그다지 힘을 쏟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조금 더 살만한 지역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좋은 메신저’가 되길 원했고, (대표님이 들으면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지만) 내포뉴스도 그런 생활 속 친구와 같은 언론이 되길 바랐다. 좋은 삶을 보여주고, 좋은 전시나 장소를 소개하고, 그런 것들로 조금씩 더 행복해지는 그런 상호 작용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사실 ‘이쪽 사람’은 아니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고, 대전에서 오래 일했다. 몇 해 전 인연으로 다시 돌아와 내포뉴스의 일원이 된지 어느새 2년이 됐다. 그 사이 참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곳을 들렀다. 그들이 모두 필자나 내포뉴스에 대한 연상 작용으로 긍정적인 것을 떠올리지는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긍정의 비율이 부정 평가보다 높기만을 바란다. 혹시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면 만회의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 소통의 기회가 주어지고, 그것을 전할 지면이 계속된다면 ‘괜찮은 기자’, ‘볼만한 신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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