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좋은 머리는 청소년기면 결판난다
[칼럼] 좋은 머리는 청소년기면 결판난다
  • 내포뉴스
  • 승인 2022.12.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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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이원우(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이원우(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인간의 뇌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변한다. 갓 태어난 아기의 뇌는 약 400~500g밖에 되지 않는다. 생후 1년만에 1Kg 정도가 되고 이후 사춘기까지 꾸준히 자라서 성인의 뇌 무게인 1.3~1.5kg에 이른다.

뇌 속에서는 더욱 큰 변화가 진행된다. 중요한 신경회로(시냅스)는 더 복잡해지고, 필요 없는 회로는 소멸한다. 더 필요한 부위는 크기를 키우고, 별로 쓰지 않는 신경세포(뉴런)는 언제든 없애버린다. 이런 변화는 청소년기에 집중된다. 뇌 발달이 사실상 청소년기까지 결판난다는 애기이다. 뇌의 발달은 다른 신체부위의 변화와 함께 진행된다.

신장과 골격, 얼굴과 몸의 체형이 이 시기에 형성되고, 여기에 학교 공부와 진학 같은 교육 문제까지 겹치기 때문에 청소년기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히는 것이다.

1964년에 미국의 저명한 교육심리학자인 벤저민 블룸은 만 17세에 측정한 지능을 기준으로 인간 지능 발달의 약 50%가 임신 당시부터 4세 사이에 일어난다고 보고했다. 약 30%는 4~8세에, 그리고 나머지 20%의 발달은 8~17세에 이루어진다.

교육학에서는 만 2세를 언어의 폭발기라고 분류한다. 이 시기에 아이의 언어능력은 급속도로 향상돼 500~900개의 어휘를 이해한다. 하지만 아직은 여러 단어를 한 문장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문법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상태이다. 그런데 3세가 되면 아이의 말은 놀랄 만큼 매끄러워진다. 매일매일 새로운 단어와 표현을 익혀서 약 1,200~1,400개 어휘를 이해하고 말할 수 있다. 만 4~5세가 되면 부사와 형용사를 사용하고 글자와 숫자를 인식하기 시작하며, 만 5~6세에는 서인과 유사한 문법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만 7~12세에는 대뇌피질 가운데 두정엽(뇌의 정수리 부분)과 측두엽(뇌의 엽 부분)이 발달한다. 측두엽은 언어와 청각 기능을, 두정엽은 공간과 입체적인 사고 기능, 즉 수학적 물리적 사고를 담당한다. 12~17세까지의 청소년기는 전두엽(이마 부분)의 발달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전두엽의 구조나 시냅스의 형태, 신경세포 숫자 등에 전반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7~12세 시기에 별로 쓸모없었던 신경회로나 세포들은 11세 이후에 다 솎아지고 잘려 나간다.

어른 뇌로서의 준비를 하기 위해서이다.

전두엽은 종합적인 사고 기능과 인간성, 도덕성, 종교성, 등 최고의 인간적 기능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청소년은 자신의 정체성이나 가치관, 종교관 등을 놓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정신적으로도 성숙하게 된다. 대뇌피질의 뒤쪽의 후두엽(뒤통수 부분)이 12세쯤부터 발달하기 시작한다. 시각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엽이 발달하면서 아이는 자신의 주위를 훑어보고 이성과 외모에 크게 신경을 쓰게 된다. 아이돌 가수나 배우에 열광해서 학교 수업까지 빼먹고 이들을 쫓아다니는 모습도 후두엽의 발달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출생 단계부터 두뇌 조직과 기능이 거의 다 형성되는 청소년기까지 뇌의 발달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교육의 성과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예컨대 신경회로 연결에 몰두해서 쉴새 없이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유아기에는 부모와의 스킨십이 가장 중요하며,지능의 50%가 발달하는 4세까지는 다양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하나를 가르치더라도 시각과 촉각 등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오감 교육이 필요하다.

전두엽이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에 사고와 정신 발달을 촉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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