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을 쓰고, 역사를 그리고… 여러분도 스며들어 보세요
충남을 쓰고, 역사를 그리고… 여러분도 스며들어 보세요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3.03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최윤희 충남캘리그라피협회장
23일까지 그리고 삽교서 ‘충청남도를 읽고 쓰고 그리다’展
오는 6월 충남도서관서 독립운동가 어록 테마 전시도 계획
오는 23일까지 ‘그리고 삽교’에서 캘리그라피 전시회를 여는 최윤희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오는 23일까지 ‘그리고 삽교’에서 캘리그라피 전시회를 여는 최윤희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캘리그라피’하면 보기에 아름다운 글자를 떠올릴 테지만, 가끔은 충남에 스며들고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역할도 한다. 캘리그라피의 멋을 통해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최윤희 작가(충남캘리그라피협회장)를 예산의 새로운 명소인 ‘그리고 삽교(삽교역로 91)’에서 만났다.

현재 그리고 삽교에서는 최윤희 작가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충청남도를 읽고 쓰고 그리다’란 타이틀을 건 이번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계속되며,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예산군청 로비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그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도내 15개 시‧군을 담고 있다. 최 작가는 “시‧군마다 그 고장만의 노래가 있었다. 또 그곳 출신 작사가도 있다. 그런 노랫말 등을 글로 적었고, 지역의 상징물을 직접 그려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했다. 예산은 황새였고, 홍성은 김좌진장군상이었다”고 소개했다.

‘충청남도를 읽고 쓰고 그리다’ 展의 시작은 2021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최 작가는 이응노의 집에서 전국 공모로 진행한 ‘익명의 개척사’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되며 이 지역과 인연을 맺었고, 그곳의 정보경 학예연구사가 홍성에서 전시를 이어갈 것을 제안해 이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

최 작가는 “충남도서관에 살다시피 하며 자료조사를 했고, 전시 콘셉트를 잡게 됐다. 난 대전사람이라 충남을 더 알아보자는 뜻이었고, 캘리를 통해 충남을 표현해보고 싶었다”며 “지난해 4월 충남도서관 2층 갤러리서 전시회를 했다. 당시 어느 학교 교장선생님이 다녀가신 후 학생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주신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이응노의 집 그리고 정보경 학예사와의 인연으로 충남에 닿은 최 작가의 발길은 또 다른 인연으로 보폭이 더 커졌다. 충남도서관 전시 중 신동헌 천안부시장이 순회전시를 제안했고, 지난해 7월 도의회 다움아트홀에서 그 시작을 알렸다.

최 작가는 “두 번째 순회전은 그해 9월 천안시청이었다. 전시 개막식에서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천안’이란 캘리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며 “이응노의 집을 통해 얻은 좋은 기회가 좋은 인연을 낳고, 그 좋은 인연이 충남 곳곳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를 나온 최 작가는 서양화 작가로 활동하다 10년쯤 전 운명처럼 캘리그라피를 만났다. 그는 “그즈음 많이 아팠다. 의사선생님이 서양화를 하며 맡아야 하는 기름 냄새를 피하라고 했고, 그 소식을 들은 지인이 권유한 게 캘리그라피”라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깊이가 있었고 접근성도 더 좋아 전향하게 됐다. 서양화와 한국화를 공부한 경력이 여백과 구도에 대한 나만의 이해를 길러줬고, 그것이 작품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캘리그라피와의 시간은 꽤 됐지만, 협회는 아직 시작 단계라고 한다. 최 작가는 “협회는 아직 1년도 안 됐다. 아직 소수의 인원이 활동 중이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한 것 같다”며 “제대로 해보려고 덕산에 집(작업실)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충남캘리그라피협회는 지난해 ‘제1회 충남의 독립운동가 캘리그라피 공모전’을 진행했으며, 우수작품 전시회도 열었다. 내포뉴스는 그 작품들을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을 더 의미 있게 했던 이 활동은 최 작가의 다음 행보로 이어진다. 그는 오는 6월 12일부터 7월 2일까지 충남도서관에서 독립운동가의 어록을 테마로 한 전시를 열 예정이다.

최 작가는 “캘리는 그 아름다움뿐 아니라 메시지 전달도 중요하다. 그림과 글이 조용한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독립운동가의 말과 그들의 삶은 어떤 특별한 날뿐 아니라 항상 기억해야 한다. 내 작품이 아이들에게 역사의식이 스며드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 준비를 하며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받은 후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가 보낸 편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 담대함에 새삼 감동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는 일도 이어갈 생각”이라고 더했다.

최윤희 작가는 ‘대전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충남을 사랑하고 있다. 최 작가가 앞으로 전할 메시지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

오는 23일까지 최윤희 충남캘리그라피협회장의 전시가 펼쳐지는 ‘그리고 삽교’ 내부. 사진=노진호 기자
오는 23일까지 최윤희 충남캘리그라피협회장의 전시가 펼쳐지는 ‘그리고 삽교’ 내부. 사진=노진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