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충남 홍성의료원… 믿으셔도 좋습니다”
“앞서가는 충남 홍성의료원… 믿으셔도 좋습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3.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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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식 충남 홍성의료원장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상화 큰 숙제”
인적·물적 인프라 탁월… “소통 중요”
지난 28일 만난 김건식 충남 홍성의료원장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 28일 만난 김건식 충남 홍성의료원장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노진호 기자

“홍성의료원의 포텐(잠재력)을 알아봐 주시고, 우리를 더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8일 만난 김건식 충남 홍성의료원장(66)이 도민들에게 전한 말이다. 그는 ‘공공의료’의 책무와 그 중요성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소통’을 강조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인 김건식 원장은 경희고~경희대를 나와 경희대와 고려대 대학원에서 의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2007년 3월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연구부원장을 맡은 후 경희의료원 의과학연구원 동서의학연구소 부소장, 경희대학교병원 QI부 부장, 경희대학교병원 기획진료부 부원장 등을 지냈으며, 2015년 3월부터 4년 1개월간 경희대학교병원 원장으로 일했다.

김 원장 재임 당시 경희대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에서 3년간 ‘1-가’ 등급을 받았다. 그는 “진료 데이터 등을 토대로 전국 500여 병원의 순위를 매긴다. 1~5등급이 있는데 최고인 1-가 등급은 전국에서 6~7곳뿐”이라며 “모든 직원이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념비적인 성과지만, 김 원장이 내세운 그 시절의 ‘업적’은 달랐다. 그는 “병원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종사자 라이선스 종류만 30가지가 넘고, 인력 배분은 제로섬(한쪽의 이득은 다른 쪽의 손실)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균형을 잘 맞추려면 사람 관계가 중요하다. 그냥 오더를 내리는 식은 안 된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비록 100% 합의는 안 돼도 소통의 과정은 필수다. 많은 조직원과 늘 이야기했다. 나름 자부하는 그때의 업적은 바로 그 소통”이라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김 원장은 다섯 살 때 서울로 갔다. 홍성은 딱히 인연이 있던 곳은 아닌 셈이다. 그의 홍성행은 사명감의 발로였다.

김 원장은 “우리 의료제도는 공공재 성격이 크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공공의료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홍성의료원장에 도전한 것”이라며 “경희대병원장이 되자마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터졌다. 나름 잘 대처하긴 했지만, 당시엔 역병에 대한 공공의료 대책이 없었다. 많은 고민을 하게 된 시기다. 코로나19를 잘 이겨냈지만 아직 숙제는 남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6일 임명됐다. 홍성의료원 지휘봉을 잡은 지 100일이 조금 넘은 것이다. 그는 이 지역과 꽤 잘 맞아 보였다.

김 원장은 “홍성 생활은 참 좋다. 병원과 지역사회의 배려로 편히 지내고 있다. 사람들도 다 좋고, 예의 바르다”며 “주말에도 서울 집에 다녀오는 것보단 이곳에 있는 쪽이 컨디션이 더 좋다”고 고백했다.

그는 특히 ‘빼뽀(홍양저수지)’를 극찬했다. 김 원장은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다. 데크도 잘 돼 있어 한적하게 걷기 좋은 장소”라고 추천했다.

홍성의료원의 장점을 묻자 매우 난감해했다. 뭔가 하나만 꼽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솔직히 약간 얕보고 왔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공공산후조리원·소아 야간응급진료센터·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치매안심병원 등 공공의료의 역할은 다하고 있다. 인적·물적 인프라도 좋고, 의료원으로서 선구적”이라며 “그런데 도민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 우리 자신도 지역민도 홍성의료원에 대해 자부심을 갖길 바란다”고 답했다.

충남 홍성의료원은 3부 8과 6실 1센터 1본부 20개 진료과로 구성됐으며, 801종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402병상(일반 286·정신 88·중환자 25)을 운영 중이며, 의사 47명과 간호사 236명 등 564명이 근무하고 있다(2023년 2월 기준).

김 원장은 풀기 힘든 숙제도 안고 있었다. ‘팬데믹이 준 공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홍성의료원은 3년 동안 코로나19 전담병원이었다. 원래 이곳을 찾던 환자들은 그 기간 다른 주치의를 찾았다. 맨땅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 기간 지원을 해줬다고는 하지만 정상화까지 국가에서 지원해야 한다. 지원이 아닌 보상이란 표현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상화까지는 꽤 오래 걸릴 것이다.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라면서도 “홍성의료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어디 가도 뒤처지지 않는다. 더 열심히 일하고 홍보하며 해결해 가겠다”고 더했다.

김건식 원장은 경희대학교병원장 재임 당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번 인터뷰를 안내한 직원도 ‘존경할 수 있는 리더’라고 그를 소개했다. 처음이고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럴 만하다’라는 느낌을 충분히 받았다. 충남 홍성의료원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이다.

3부 8과 6실 1센터 1본부 20개 진료과로 이뤄진 충남 홍성의료원 전경. 홍성의료원 제공
3부 8과 6실 1센터 1본부 20개 진료과로 이뤄진 충남 홍성의료원 전경. 홍성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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