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에 강한 바지락, 충남서 찾았다
고수온에 강한 바지락, 충남서 찾았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8.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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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수산자원연구소, 황도 양식장 바지락 육종·보급키로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의 바지락 채취 모습. 충남도 제공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의 바지락 채취 모습. 충남도 제공

기후변화에 따른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어패류 폐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가 고수온에 강한 바지락을 도내 양식장에서 찾아냈다.

이 바지락을 활용, 차세대 바지락 생산 및 우량 유전자 선발을 통한 품종 개량을 완료하면 고수온에 따른 바지락 폐사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도 수산자원연구소에 따르면, 기온이 30℃일 때 갯벌 온도는 37~39℃까지 상승하고, 바닷물 온도가 바지락 생존 한계치인 30℃를 넘으면 폐사가 급격하게 늘게 된다. 충남 서해의 8월 평균 수온은 △2007년 22.4℃ △2012년 27.2℃ △2018년 23.1℃ △2022년 23.5℃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여름철 고수온기 도내 바지락 폐사 발생률은 △2012년 태안 곰섬 17% △2013년 태안 황도 77.8% △2016년 태안 소근 39.8% △2016년 태안 의항2리 27.4% △2019년 서산 웅도·오지·팔봉 21.6% △2019년 태안 도성·활곡 34% △2019년 황도 31.8% 등이다.

양식장 갯벌 뒤엎기(경운), 종패 및 모래 살포 등 어장 환경 개선으로 바지락 폐사 피해를 근근히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구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우며 해수 온도도 상승, 어장 환경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고수온 내성 바지락 선별과 세대 관리를 통한 품종 개량을 추진 중이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우선 고수온에 강한 바지락이 많은 양식장을 찾아냈다. 시·군당 5개씩, 6개 시·군 30개 양식장에서 각각 100패씩 총 3000패의 바지락을 채취, 수온 변화 대응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체별 고수온 대응력을 살폈다.

검사는 바지락 속살 끝부분 외투막을 떼어내 핵산을 추출하고, 고수온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를 증폭해 자체 개발한 고수온 내성 마커를 통해 판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황도 양식장 바지락이 고수온에 강한 점을 확인했다. 황도 바지락은 고수온 저항 유전자 발현량이 일반 바지락에 비해 4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2013년과 2019년 두 차례 대량 폐사가 발생하며 고수온에 강한 유전자를 가진 바지락이 살아남아 번식했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이어 올해 상반기 황도 바지락 100㎏(7000패 안팎)을 확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고수온에 더 강한 500패를 추려냈다. 앞으로는 이 500패를 양친 교배시켜 2세대 바지락을 생산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한 고수온 우성 바지락 선별과 육종을 반복할 계획이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총 5차례의 육종 및 선별 과정을 거쳐 고수온 저항성이 강한 종패를 생산, 어촌계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전병두 도 수산자원연구소장은 “여름철 고수온은 바지락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고수온이 더 잦아지면 바지락 대량 폐사 피해도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전자 분석 기법을 이용한 새로운 육종을 통해 바지락을 변화된 환경에 적응 가능한 품종으로 개량,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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