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일기] 아니 이런 의원님이?
[기자일기] 아니 이런 의원님이?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4.03.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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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의견을 대변하는 도의원이 선거 때 악수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텔레비전에서만 본 사람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주변에는 정말 괜찮은 사람, 성실한 사람, 무엇이든 열심인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선거 출마에는 뜻이 없다. 자금이 없거나, 소신 때문일 것이다.

충남도의회에는 현재 46명의 의원이 있다. 최근 1명이 의원직을 잃었다. 자료를 보자기에 싸들고 다니면서 공부했던 의원이다. 선거법 위반은 일반 형사소송법보다 죄의 무게감이 훨씬 큰 것 같다. 청양 출신의 김명숙 도의원은 선거 때 부당 사용한 65만원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지민규 의원은 음주운전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해 물의를 일으켰지만, 1개월 출석 정지가 다였다.

도의회 ‘껍데기 의원’들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도민의 의견을 올바로 듣고, 도민 삶을 나아지게 해야 할 의원이 도민에게 필요한 것은 모른 채 도의회 사무처 공무원들이 찾아주는 것만 앵무새처럼 읽는 경우를 비판했다. 선거 때는 도민이 필요한 것을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당선되면 다음 당선을 위해 인기에만 주력하는 의원이 많은 사회는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그런데 제350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본회의장에서 출입 6개월 만에 ‘낯선 광경’을 보게 됐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장헌 의원이 프롬프트도 인쇄물도 없이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안 의원은 충남도가 교육발전특구를 지정하면서 의회를 배제한 문제를 지적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이 뭐 얼마나 대단한 일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호들갑 떨어야 한다. 이런 의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의회사무처 공무원들이 써서 쥐여준 것을 보고만 읽는 것도 잘못하는 의원이 많다. 도민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찾아서 공부하는 의원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날 홍성군 출신 이상근 의원의 5분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내포신도시에 충남 상공회의소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는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을 직접 찾아낸 것이다. 상공회의소는 각종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기관이다.

노력하는 의원, 오늘은 조금 부족해도 내일은 달라질 수 있는 의원, 순수한 눈으로 주민을 바라보는 의원이 많았으면 좋겠다. 한 도민은 안장헌 의원의 이야기를 듣더니 “전문가가 될 마음가짐이 된 사람”이라며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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