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진 총장, “학생과 교직원이 행복한 대학 만들어야죠”
이세진 총장, “학생과 교직원이 행복한 대학 만들어야죠”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12.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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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전대학교, 고교학점제 실시 지역사회에 우수한 교육프로그램 제공
이세진 총장은 전문대학 총장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그 동안 쌓은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로 지난해 12월부터 혜전대학교를 학생과 교직원이 행복한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세진 총장은 전문대학 총장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그 동안 쌓은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로 지난해 12월부터 혜전대학교를 학생과 교직원이 행복한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성에는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사학 혜전대학교가 있다. 1982년 혜전전문대학으로 문을 열었다. 같은 재단에 속한 4년제 대학인 청운대학교보다 12년 먼저 설립됐다. 홍성읍내에서 남쪽으로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전문 기능인을 기르는 혜전대학교와 일반대학으로서 고급두뇌를 양성하는 청운대학교가 캠퍼스를 나란히 이웃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혜전대학교는 2018년 12월 21일 이세진 제11대 총장이 취임하면서 또 한번 변화와 혁신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 총장은 홍익대학교 이학사, 서강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한양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는 동아건설산업주식회사 기획조정실, 리비아주재원, 런던주재원, 회장비서실 등에서 19년간 근무했다. 이후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 제5대, 제6대 총장을 역임하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이사직을 4년간 겸임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서울 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내포뉴스에서는 지난 18일 혜전대학교에서 이세진 총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혜전대 총장으로 취임하신지 1년이 되셨는데 충청도 시골생활에 적응이 되셨습니까?
“저는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만 자랐습니다. 군대 시절과 해외 근무를 위해 잠시 떠난 적이 있을 뿐 서울에서 줄곧 살아왔지요. 지방에 가서 생활해 본 적이 거의 없어 홍성에 오기 전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홍성은 굉장히 수준 높은 곳으로 들었고, 혜전대학교에 대해서도 들었던 적이 있어서 좋은 학교로 알고 있었죠. 그래서 굉장히 편안하게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총장으로 취임하시면서 학교 발전을 위해 공약한 사항과 지난 1년 동안 성과는.
“저는 취임하면서 세 가지를 약속했습니다. 첫째, 총장실 문을 열어놓겠다고 했습니다. 그 후 1년 내 제 방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습니다. 교수와 직원, 학생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총장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교수들이 찾아와서 학교 분위기에 대해서든 무슨 애로사항이든 대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두 번째는 특성화 대학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계획은 지금 진행 중인데 보건학부와 간호학부를 뭉치고 호텔조리외식계열을 뭉쳐서 호텔과 병원만 생각하는 학교로 만들겠습니다.

세 번째는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학생이 공부하기 싫어도 밥맛 때문에 학교에 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복지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로 돕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혜전대학교는 홍성에서 최초로 설립된 고등교육기관으로 1982년 문을 열었다. 40년 가까운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이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한 전문인력의 산실로 든든하게 자리잡았다. 사진은 혜전대 본관.
혜전대학교는 홍성에서 최초로 설립된 고등교육기관으로 1982년 문을 열었다. 40년 가까운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이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한 전문인력의 산실로 든든하게 자리잡았다. 사진은 혜전대 본관.

-출산율 저하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혜전대가 가진 경쟁력은.
“혜전대의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38년 역사와 전통입니다. 대부분의 전문대학들이 김영삼 대통령시절 신고제로 바뀌면서 97~98년에 굉장히 많이 생겨 역사가 짧습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교로서 학생들도 너무 착합니다. 교수들도 마찬가지로 노조와 교수회가 없는 학교입니다. 총학생회도 온건합니다. 제가 와서 학부제를 실시하면서 의사결정이 빨라졌습니다. 우리 대학은 국고지원사업에서 탈락된 적 없이 거의 다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 정도로 학교 자체의 인프라가 튼튼합니다. 여러 기자재를 현대화해서 많이 갖춰놓은 것도 장점입니다. 또 하나는 적립금이 상당히 많아 어떤 위기에도 넘어지지 않는 대단히 튼튼한 대학입니다.”

-혜전대는 같은 재단의 청운대와 함께 홍성에 전국의 젊은이들을 끌어 모으며 지역사회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지역사회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으며, 홍성군이나 충남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의 52%가 충청권 출신이고 48%가 수도권에서 옵니다, 나머지 제주나 호남권에서 온 학생도 일부 있습니다. 아이들이 지역사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해 보지는 않았으나 특별히 없는 것 같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학교를 홍보하다 보면 지역 내 대학이라는 점 때문에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충청권 고교 선생님들도 혜전대를 많이 권유하더군요. 학생들에게 목표를 달성하는데 좋다고 추천을 많이 합니다. 충남도나 홍성군에 바란다면 지역의 2개 대학을 많이 활용해 줬으면 합니다. 하지만 홍성군은 혜전대와 청운대를 잘 활용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도에서도 우리 2개 대학을 적극 활용해 줬으면 합니다. 충남도가 도립대학교와 사업하려고만 합니다. 사립대학을 많이 지원하면 특혜를 준다고 생각하는지 가까운 곳에 있는 대학에 무관심한 것이 아쉽습니다. 다행히 혜전대가 지난해 홍성군과 고교학점제를 위한 대학연계 공동교육과정을 구축했습니다. 지역의 고교와 연계해서 우리 학교의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혜전대 학생들도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압니다. 
“대단히 많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배운 것을 활용한 재능 기부는 기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치위생과 학생들은 치아 관리 시설을 잘 활용해 치아 케어로 봉사하며, 언어치료과와 작업치료과도 요일을 정해 치매 대상자나 어린이들이 방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또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실시하는 치매요양보호사 교육도 2주간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강의실과 교수진을 제공합니다. 그분들이 훈련을 잘 받고 나가서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호텔조리과에서는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모셔 와서 위로하고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합니다, 또한 6‧25 기념일 때는 국가유공자들과 가족들을 초청해 뷔페로 식사를 대접하며 감사를 드린 적도 있습니다. 최근 굿푸드공모전을 통해 호텔조리과 학생들이 충남 어린이급식센터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로 이 지역 어린이에게 맞는 메뉴를 개발해 상도 주고 이 지역 급식센터 센터장들도 초청해 맛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분들은 매일 메뉴를 짜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씀하시던데 우리가 그런 부분에 지역사회를 위해 상당히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 연탄 날라주기나 집 고쳐주기 봉사는 대학생으로서 마땅히 해야 될 일로 생각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세진 총장은 인구소멸로 인한 지방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호텔과 병원과 같은 대학으로 만들어 특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혜전대 전경.
이세진 총장은 인구소멸로 인한 지방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쟁력있는 학과를 중심으로 호텔과 병원만 생각하는 대학으로 특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혜전대 캠퍼스 전경.

-다른 지역 출신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는 잘 갖춰져 있습니까? 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은 충분히 마련돼 있는지요?
“두 가지 중 한 가지는 굉장히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한 가지 자신있게 답변드릴 수 있는 것은 장학금으로서 거의 무한대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성적 우수자는 당연하고 가계가 곤란한 학생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습니다. 혜전대는 30~40가지의 장학금이 마련돼 받아갈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배려합니다. 다만 기숙사는 어려운 여건입니다. 여학생들은 교내에 기숙사가 있고 남학생 기숙사는 교외 원룸을 계약해 활용합니다. 교내에 기숙사를 지어주면 좋겠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 다시 추진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외부에 원룸을 계약해서 쓰고 있는데 주민들도 환영합니다.” 

-전문대가 4년제 대학에 비해서 가진 강점은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전문직업인을 양성해 일찍 사회로 진출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학력차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문대 총장님들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시죠?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총장 입장에서 전문대가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교육부가 4년제 일반대학 위주로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죠. 전문대가 자원이 풍부하고 잘 가르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취업하면 차별을 받습니다. 10여년 전 제가 다른 대학에서 총장을 할 때 교명에서 ‘전문’을 빼고 대학에도 ‘교’자를 붙여 대학교로, 학장을 총장으로 부르도록 법 개정을 추진했습니다. 그때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율도 30~40%까지 더 올려놓았죠. 요즘도 전문대 총장들과 관련단체들이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 노력해서 많이 나아졌습니다. 4년제 대학 출신과의 차별을 극복하려면 전문대 졸업생들도 학위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대도 다양한 학제를 갖고 있는데 예컨대, 간호학과는 4년, 보건계열은 3년제 과정입니다. 전문대총장협의회에서 내년도부터 ‘신유형 대학’으로 1년제부터 4년제까지 다양한 학제와 석사과정도 개설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하고 있습니다. 연구 논문을 쓰기 보다는 실무 위주의 실력을 인정해주면 전문대도 자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무만 배우니까 차별을 받는데 석사과정을 운영하게 되면 이론도 갖출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제가 10여 년간 전문대 총장을 하다보니까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중에 박사학위를 받아도 전문대를 나왔으면 그것 갖고 차별합니다. 미국은 과거 공부한 학부에 대해 묻지도 않습니다. 이런 학력 차별이 없어졌으면 합니다.” 

혜전대는 2년제부터, 3년제, 4년제까지 다양한 학제를 운영하는 있는데 간호학과의 경우 4년제 일반대에 전혀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저렴한 학비와 우수한 교수진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세진 총장.
혜전대는 2년제부터, 3년제, 4년제까지 다양한 학제를 운영하는 있는데 간호학과의 경우 4년제 일반대에 전혀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저렴한 학비와 우수한 교수진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세진 총장.

-입시철을 맞아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올해 입시도 어렵습니다. 지금 수시를 마감하고 등록기간인데 합격한 수험생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충원도 하고 있는 중인데 분석해 보니까 수도권에 중복합격된 수험생들이 많이 빠져나갑니다. 혜전대 간호학과에 합격돼 똑같은 4년제인데도 수도권 일반대 간호학과로 빠져 나갑니다. 혜전대 간호학과는 굉장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우선 등록금이 일반대의 3분의 1밖에 안되고 교수진도 우수합니다. 그럼에도 4년제 일반대 졸업장을 선호하면서 빠져 나갑니다. 예전보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에 입학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올해 혜전대학교에도 그런 학생이 30~40명이나 됩니다. 일반대 선호현상 때문에 정원외 입학생도 많이 줄어들어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 지역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학교라 혜전대를 나오셨거나 자녀가 다니는 주민들을 만나면 굉장히 격려해 주십니다. 자녀들을 보내주시고, 그런 분들 때문에 혜전대학교가 유지된다고 생각하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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