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가슴 뛰게 하는 일 하고 싶다”
“주민들 가슴 뛰게 하는 일 하고 싶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11.26 15:18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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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상홍 홍북읍주민자치회 회장
주민자치회 성공 “주인 참여가 필수”
내포신도시 미래… “친환경·에코도시”
셔틀버스 운행, 용봉산 개발 등도 제안
관의 지시에 수동적으로 따르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주민자치'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김상홍 홍북읍주민자치회 회장. 사진= 황동환 기자

뉴노멀시대, 4차 산업혁명, 직접민주주의의 부상 속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로의 변환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코로나19는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로 향한 패러다임 전환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중앙정부보다 한발 앞선 지방정부의 대응방안이 소개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지방정부가 주체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도 ‘자치분권 강화’이며, 학계와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새로운 시대의 대안은 ‘지역의 자치분권’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지방자치 분권시대’를 맞이해 각 지역에서 운영해 오던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홍성군도 2019년 8월 ‘홍성군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홍성군 전체 11개 읍·면 중 6곳이 기존 ‘주민자치위’를 주민자치회로 전환했고, 나머지 지역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홍북읍은 2019년 홍성·광천읍, 홍동면과 함께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에 성공한 지역이다. 주민들은 자치회 초대회장으로 김상홍(69) 씨를 선출했다.

김 회장의 고향은 경기도 김포다. 대학에서 전자공학과를 전공했다는 이야기만 들으면, 현재 그가 업으로 삼고 있는 일이 의외로 느껴진다.

“대학 졸업 후 전공관련 업종에 취업하긴 했으나, 우연치 않게 양계장을 하는 친구를 만나 양계 사업에 뛰어들었죠. 그 때 나이 40세. 그렇게 홍성에서 시작한 양계사업이 30년이 됐네요.”

김 회장은 독일에서 도입한 양계 시스템으로 악취발생을 억제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려줬다.

“계분, 돈분, 우분 마찬가지입니다. 건조가 안 되니까 썩고, 썩으니가 냄새가 나는 것이죠. 썩기 전에 말려버리는 방식이 독일식 양계 시스템입니다. 10년에 걸쳐 구축했어요. 이런 시스템이 건물 안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나올 때는 비료처럼 푸석하게 나오게 되죠. 그래서 냄새 날 일이 없는 것입니다. 생산성도 품질도 좋아집니다.”

김 회장에게 주민들이 왜 본인을 자치회 회장으로 뽑아줬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그는 "회장에 출마할 때 주민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문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또 함께하면 좋은 일은 무엇인지, 지역에 꼭 있어야할 것과 없어져야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것을 제안했고, 어렵더라도 주민 스스로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고 한다.

홍북읍 주민자치회는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제대로 된 주민총회를 열지 못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김 회장은 대신 설문조사라는 비대면 방식으로 주민 총의를 모아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실행했던 것이 온라인 설문조사다. 800여명의 주민이 조사에 호응했다고 한다. 이 조사를 통해 김 회장이 주목한 것은 ‘자치’였다.

“말이 주민 자치이지 주민들은 여전히 자치라는 말에 대해 낯설어 해요. 설문조사 결과 주민자치가 뭔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제법 나왔습니다.”

김 회장에게는 ‘자치’를 어떻게 구현해 나가야할지가 큰 과제가 됐다. 김 회장의 말처럼 주민자치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어렵게 느끼는 주민들이 있다. 관건은 ‘주인의식’이다.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려면 그 동네를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스스로 가꾸고 살펴야만 한다. 지역마다 안고 있는 과제가 같을 수 없다. 주민자치회의 핵심은 주민 스스로 자신이 속한 지역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 해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공무원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 계획과 예산을 편성하고 주민과 함께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 회장은 현재 주민자치회에 주어진 과제로 ▲셔틀버스 운행 ▲용봉산 개발 ▲꽃길 조성 ▲다문화재활센터 ▲먹거리 타운 조성 등을 꼽았다.

“남편이 차로 출근하면, 남아있는 가족들이 병원 갈 일이라도 발생하면 불편함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그래서 셔틀버스 운행을 요구하는 겁니다. 그런데 군청으로부터 버스업자들의 반대로 못한다는 답을 들었죠. 수익성이 없다는 거예요. 유럽에 가보면 모든 행정이 주민 편의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더군요. 참아라, 견뎌라 하는데. 잘못된 것입니다. 수익성을 따질 일이 아닙니다.”

충남 혁신도시 지정으로 크고작은 변화가 예고돼 있는 홍북읍의 미래모습을 '친환경, 에코도시'로 그리고 있는 김상홍 홍북읍주민자치회 회장. 사진= 황동환 기자

김 회장은 이렇게 셔틀버스 운행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그동안의 관행에서 벗어날 것을 주장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꽃길 조성, 용봉산 개발, 먹거리 타운 조성 역시 주민의 입장에서 그게 유익하고 편의를 도모할 수 있다면 주체적으로 나설 일이라는 것이다.

“조경만 잘해도 도시가 확 달라집니다. 그런데 주변을 한 번 보세요. 여름 태풍에 날아가버린 수목, 왜 심었는지 의문인 조경수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주민이 원하는, 보기에 적합한 아름다운 꽃들을 심고 가꾸려면 공모방식으로 추친돼야합니다.”

김 회장이 말하는 용봉산 개발도 주민 편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용봉산 개발계획이 이미 나와있어요. 구름다리, 모노레일 놓자는 이야기인데... 우리같은 나이많은 사람들은 용봉산에 가고 싶어도 못가요. 장애인도 당연히 못갑니다. 만일 용봉산에 모노레일 놓는다면, 관광객이 엄청나게 몰릴 겁니다. 이와 연계해 이주자 택지 내에 먹거리 타운을 만들자는 것이죠. 산 보고 맛있는 것 먹고 가라는 이야기입니다. 대구 같은 곳은 막창골목이 있고, 가까운 예산만해도 삼국지가 있는데, 홍성은 마땅한 먹거리 타운이 없어요.”

의욕적으로 시작한 주민지치회가 코로나19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이다. 김 회장은 온라인으로라도 주민총회를 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혁신도시 지정으로 홍성군의 다른 읍·면에 비해 앞으로 크고작은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이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주민 총의를 모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내포 같은 경우, 지금 이 시기가 중요합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발전소의 경우 도시공학 전문가가 설계해서 최적의 건물이 들어왔다고는 해도 사전에 주민들에 물어봤으면 지금과 같은 시끄러운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주민들이 원하는 홍북읍의 발전방향과 내포신도시의 미래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김 회장은 주저함 없이 “친환경, 에코도시로 발전해야한다”고 답했다.

“내포가 십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은 혁신도시로 지정됐으니까, 앞으로는 주민들이 똘똘 뭉쳐서 세계에서 제일가는 에코도시 친환경 도시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요. 진짜 여기를 오고싶은 도시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렇게하려면 용봉산 개발, 삽교천 정비, 먹거리 타운 조성 등에 우리의 관심이 모아져야 할 겁니다. 주민이 뭉치면 된다고 봅니다.”

김 회장이 이끄는 홍북읍 주민자치회 그리고 홍북읍 주민들이 만들어갈 미래 내포신도시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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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발전기원 2020-12-02 20:23:20
주민자치회장님을 보니 앞으로 더 가슴뛰는 홍북읍이 기대됩니다. 지금처럼 애정 가득한 마음으로 홍북읍 발전을 위해서 계속 앞장 서 주세요. 화이팅입니다!!

내포발전 2020-12-02 18:40:11
주민들을 위한 내포가 발전되고
더 빛나고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계발에 힘써주세요
감사합니다!

홍성내포 파이팅 2020-12-02 15:33:20
아이키우기 좋은 내포혁신도시로 만들어주세요. 항상 응원합니다.

홍북읍화이팅 2020-12-02 13:30:47
홍북읍 발전을 위해 애쓰시고 지역과 주민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지금처럼 주민들과 함께 좋은 아이디어와 의견을 소통해가는 주민자치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내포신도시를 포함한 홍북읍이 모두가 살기좋은 곳으로 발전할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김은미 2020-12-02 09:46:02
공감되는 이야기입니다. 주민들 스스로 마을에 필요한 문제를 찾아 발전시켜야 도시가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질 수 있으리란 생각입니다. 주민을 위해 늘 애써 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