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당부… “마음에 새기고 교단에 섭니다”
어머니의 당부… “마음에 새기고 교단에 섭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5.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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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인터뷰] 갈산고 김솔이 선생님
3월 1일자 발령… “좋은 선생님, 고민 중”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말라… “잊지 않아”
올해 3월 갈산고등학교 발령을 받은 새내기 교사 김솔이 선생님. 사진=노진호 기자
올해 3월 갈산고등학교 발령을 받은 새내기 교사 김솔이 선생님. 사진=노진호 기자

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이날은 충남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RCY) 단원들이 병중에 계시거나 퇴직한 선생님을 위문한 것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다.

내포뉴스는 마흔 번째(1982년 법정기념일 지정) ‘스승의 날’을 맞아 이제 막 교단에 선 새내기 교사 한 명을 만났다. 주인공은 지난 3월 1일자로 홍성 갈산고등학교 발령을 받은 김솔이 선생님이다.

‘좋은 선생님…’ 요즘 김솔이 선생님이 가장 고민하는 주제다. 그는 “열심히 노력해 교사가 됐지만, 내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며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 선생님이 맡고 있는 과목은 ‘영어’다. 그리고 1학년 ‘담임’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는 면단위 소규모 학교라 모두 정상등교를 하고 있다. 신규 교사인 내 입장에서는 아이들을 대면할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방역 관련해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조심 또 조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교사는 인기 직업이다. 김 선생님도 4년의 준비 끝에 ‘고시(高試)’에 합격했다. 그는 한국외대 영문과 4학년 때 교사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김 선생님은 “어릴 때부터 가르치는 것을 좋아했다. 학창시절엔 내가 공부한 것을 친구들에게 설명해주곤 했다”며 “대학 때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람과 재미를 느꼈고, 그게 이 길로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김 선생님은 본인이 영어를 좋아하는 만큼 아이들에게도 듣기와 말하기, 쓰기, 읽기를 균형 있게 가르치려 애쓰고 있다.

김 선생님은 “영어 듣기와 말하기와 낯설어서인지 처음에 아이들을 시키면 두려워하기도 한다”며 “방법을 조금씩 알려주고 있다. 예를 들어 ‘듣기 공부법 3단계’ 같은 자료를 나눠주고 꾸준히 안내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초는 좀 부족해도 수업 때 정말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런 아이들이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나도 고민을 많이 한다”며 “물론 평가의 객관성을 잃진 않는다”고 더했다.

김 선생님은 이제 교단에 선지 두 달이 조금 넘었다. 게다가 충북이 고향이고,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해 홍성과는 초면이다. 그는 “2월에 내포신도시로 이사를 와 아직 모든 게 낯설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면서도 “초록을 보며 출근하는 게 즐겁다. 힘든 일이 있어도 수업을 하고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들에게 좋은 기운을 받는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늘 새롭다”고 미소 지었다.

홍성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는 김 선생님 같은 신규교사를 돕기 위해 지난달 29일 멘토교사와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키도 했다. 김 선생님의 멘토는 내포중 수석교사인 이미란 선생님(수학)이다.

그는 “공교육의 목표는 교과에 대한 이해이지만, 학생들은 답을 빨리 얻길 바란다. 그 간극 사이의 고민에 대해 공감을 나눴다”며 “수업을 잘하는 노하우도 선물로 받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 물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김 선생님은 “솔직히 아직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교사가 되고 어머니가 해준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말라’고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김솔이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필자가 만났던 ‘좋은 선생님’들을 떠올려봤다. 김 선생님을 도와줄만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한 가지는 새삼 깨달았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좋은 선생님’들이 꽤 많다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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