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란 햇살, 거기서 피는 맘들… 이곳은 꽃밭
가정이란 햇살, 거기서 피는 맘들… 이곳은 꽃밭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5.14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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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수정 ‘홍성맘들 모여요’ 카페 대표
2008년 1월 출발… “혼자 시작해, 이젠 1만 9474명”
정보 공유·이벤트… “엄마들 재능·취미 위한 활동도”
홍성맘카페 최수정 대표를 지난 12일 홍성읍의 모망포포에서 만났다. 사진=노진호 기자
홍성맘카페 최수정 대표를 지난 12일 홍성읍의 모망포포에서 만났다. 사진=노진호 기자

사실 필자는 마흔이 넘어서도 혼자 사는 독거… 아니 1인 가구다. 그래서 ‘맘카페’는 딴 세상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맘카페’는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민간 조직 중 하나다. 그만큼 다양한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지역에도 왕성하게 활동 중인 맘카페가 있다. 바로 ‘홍성맘들 모여요(이하 홍성맘카페)’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 회원은 1만 9474명, 전체 게시물은 19만 8946개, 총 방문자는 2968만 380명이다(13일 오전 10시 기준).

‘홍성맘카페’ 최수정 대표(38)와의 만남은 갑자기 여름이 눈앞으로 다가온 지난 12일 오후 이뤄졌다. 우선 ‘홍성맘카페’에 대한 소개부터 부탁했다.

최 대표는 “우리 카페는 임신·출산·육아 등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공동구매도 하며, 다양한 소모임 활동도 이뤄진다”며 “아이를 키운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 것들에 대한 노하우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이사나 시집을 온 회원에게는 지역에 대한 팁(tip)도 준다”고 설명했다.

‘홍성맘카페’는 2008년 1월 시작됐다. 최 대표는 그때부터 카페를 가꿔왔다.

그는 “다른 지역에는 맘카페가 다 있었는데 홍성엔 없었다. 처음에는 모든 걸 혼자 다 했다. 이후 회원 수가 하나둘 늘었고, 입점업체까지 생겼다”며 “현 카페 운영진은 9명이다. 게시판·이벤트 등을 나눠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은 ‘홍성맘카페’지만 충남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물론 우리 카페와 맞는지 기본적인 내용은 확인을 한다”며 “회원은 주로 30~40대”라고 더했다.

‘홍성맘카페’ 회원은 여섯 등급으로 나뉜다. 그 명칭도 기발해 ‘응애응애~꼬물꼬물~바둥바둥~엉금엉금~기뚱기뚱~아장아장’ 등이다.

최 대표는 “카페 입점업체는 한 해에 두 번 모집하고, 한 번에 30곳씩 뽑는다. 신규 업체가 우선이지만 특정 업종이 없으면 기존 업체가 유지되기도 한다”며 “학원, 가구 등 맘(주부)들에게 필요한 곳들”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의 친정은 예산이다. 홍성에 와 직장생활을 하다 2006년 결혼했고, 2007년 첫 아이를 출산했다. 첫째 딸은 어느덧 중학교 2학년이 됐고, 막내아들은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한다.

외지에 와서 만든 모임이라 애착도 클 테지만, 그 세월 속에는 기쁨과 슬픔이 공존했다. 그는 “엄마들과 참 재밌게 지냈다. 함께 게임도 하고, 좋은 추억이 정말 많다”면서도 “카페 운영진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들릴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너무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맘카페는 ‘좋은 뜻’이 모인 곳이지만,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얼마 전 경기도 동탄신도시에서는 어린이집 원장과 관련된 비극적 소식이 들렸고, 가끔은 과도한 상업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엄마들은 아이를 키우다 속상한 일이 생기면 카페에 하소연한다. 그런 게 가끔은 부작용을 낳기도 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너무 구체적인 업체 정보 등이 담긴 비방 글은 자제시킨다. 우리 회원과 외부의 입장을 잘 조율하는 것도 운영진의 몫”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맘카페에도 영향을 줬다. 그는 “아이 키우고 살림 하느라 힘든 엄마들의 재능과 취미를 위한 활동을 많이 했다. 누군가는 재능기부로 꿈을 이어가고, 누군가는 배움을 통해 새로운 여가가 생기는 것”이라며 “코로나로 여의치 않아 새로운 방법을 고민 중이다. 또 온라인 프리마켓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정 대표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네이버에 ‘홍성맘들 모여요’를 검색해 카페(https://cafe.naver.com/csj227)에 들어가 봤다. 문패 아래 한 줄의 글로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다. 그 한 줄로 ‘홍성맘’들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다.

‘가족은 나의 햇살입니다. 따사로운 햇살 안에서 예쁘게 피어나는 꽃이 되어보아요.’

홍성맘카페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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