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이라면, 이 사람처럼…
‘신중년’이라면, 이 사람처럼…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5.13 21: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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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동우 귀농·귀촌·귀어 지원연구소 소장
대학교수 퇴임 후 예산에… “농촌의 삶 가이드”
시니어 케어 매니저도… “의식 바꾸면 길 보여”
한국폴리텍 대학에서 정년퇴임하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 가고 있는 김동우 귀농·귀촌·귀어 지원연구소 소장. 사진=황동환 기자
한국폴리텍대학 교수 정년퇴임 후 새로운 삶을 개척해 가고 있는 김동우 귀농·귀촌·귀어 지원연구소 소장. 사진=황동환 기자

‘신중년시대’, 지긋한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많다. 예산에서 귀농·귀촌·귀어지원연구소와 기계설비 지원 서비스원를 운영하며,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우 교수(73)도 그 중 하나다.

5년 전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에서 정년퇴임할 때까지 30여년간 학생들과 함께했던 김 교수는 현재 새로운 삶의 밭을 일구는 중이다. 세종시가 고향인 그는 조치원중~서울공고를 거쳐 1977년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효성그룹에 취업해 4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이후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석사과정과 한국기술교육대학 박사과정을 밟고 한국폴리텍대학 교수로 임용됐다.

김 교수와 한국폴리텍대학과의 인연은 1980년 일종의 교사훈련 양성소였던 중앙직업훈련원에서 시작됐다. 중앙직업훈련원은 1995년 정부의 국책대학인 기능대학으로 변경됐고, 2000년 다시 한국폴리텍대학으로 전환됐다.

김 교수는 “1970년대는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하던 시기였고, 대기업, 연구소, 공공기관 등에서 이공계 출신들의 인기는 상당했다”며 “대기업에서 현장 실무를 경험했던 나는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기계공학과 조교수와 부교수를 거쳐 정교수가 됐다”고 회고했다.

김 교수는 이공계의 현실에 대해 아쉬움도 전했다.

“1970년대는 공고가 서울대 갈 수 있는 실력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안 가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이공계 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기술고시로 합격한 공무원이 같은 직급임에도 행정고시로 들어간 이들보다 안 좋은 대우를 받는다. 정부가 과학기술 우대정책을 펼쳐야 한다. 과기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높여야 한다.”

김 교수는 지난해 예산군에 전원주택을 새로 마련했다. 농촌으로 이사하고 보니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농촌 이주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시행착오들이 있다. 그들이 미리 농촌의 사정을 안다면 실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유의해야할 점,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신중년’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는 방법도 가이드 할 수 있겠다 싶어 연구소를 마련했다.”

70대 김 교수는 최근 또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노인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다.

“적게나마 돈도 벌고 소외된 노인들에게 봉사하며 살아보자는 취지로 지난 2월 예산군 시니어클럽에 노크했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케어 매니저(Care manager)로서 활동한 지도 3개월이 지났다.”

교수라는 ‘사회 지도층’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았을 결심이지만, 그는 주저함이 없었다.

“나이 70인데도 쓰레기 줍는 일, 어린이 교통안내 등 노인일자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들이 있다. 지역 공동체에서 퇴직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물론 100세 시대에 걸맞게 퇴직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자리를 더 만들어 줘야하지만 각자의 의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술, 용접, 배관 등 기술 한 가지만 있다면 나이 들어도 먹고 살 수 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자격증을 갖는 것이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비법이다.”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초빙교수, 연구소 소장, 시니어 케어 매니저로 활약하는 김 교수에게 어떤 시사점을 얻을 것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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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채규 2021-05-25 08:53:15
항상 표준적인 생각과 행동을 보여주시는 교수님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