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다듬고, 마음은 보듬고… “미용이 그렇죠”
머리는 다듬고, 마음은 보듬고… “미용이 그렇죠”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6.10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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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춘식 (사)대한미용사회 홍성군지부장
홍성군 이·미용 조례 제정… “지역 위한 활동, 더”
35년 베테랑, 사회복지사 자격증… “엄마의 마음”
명춘식 (사)대한미용협회 홍성군지부장이 운영하는 '춤추는 머리나라' 미용실. 35년 미용 베테랑인 그는 찾아오는 손님들의 마음을 읽고 희노애락을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명춘식 (사)대한미용사회 홍성군지부장. 35년 베테랑인 그는 손님들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한다.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의 이·미용업 종사자들에게 올해는 뜻 깊은 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난달 12일 ‘홍성군 이·미용서비스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가 제정됐기 때문이다. 이 조례는 이·미용 산업과 종사자에 대한 지원 근거 등을 담고 있다.

(사)대한미용사회 홍성군지부 명춘식 지부장(61)은 “1965년 지부 탄생 후 이어진 선배들의 땀과 노력으로 일군 쾌거”라며 “앞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례 제정에는 명 지부장의 끈기도 한몫했다. 35년간 미용업에 종사하면서 쌓인 남다른 자부심과 신념의 결실인지도 모른다.

홍성온천 건물 1층에서 ‘춤추는 머리나라’ 미용실을 운영하는 명 지부장은 고객을 대하는 태도도 남다르다.

“훌륭한 헤어디자이너란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보통 마음이 울적할 때 기분 전환을 위해 오는 손님들이 많다. 그런 분들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미용사다.”

그는 35년이나 해온 미용의 매력에 대해 “마치 하나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보다 더 아름다워져 나가실 때 성취감을 느낀다. 손님과 내가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행복하다. 세상의 유일한 작품을 만드는 일인데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처음 5년 정도 ‘초보’ 때는 손님이 원하는 대로 하기 바빴다고 한다.

“이젠 손님도 만족하고 나도 만족해야한다. 10년쯤 지나고 나름 도가 텄다. 지금은 3초면 무엇을 원하는지 보인다. 심지어 얼마짜리 파마를 할 것인지 맞출 정도다.”

그의 이런 ‘경지’는 그의 착한 심성에서 비롯됐는지도 모른다. 명 지부장이 미용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중·고교 때 친구들의 머리를 잘라주면서다. 정말 재밌는 일이었지만, 사회생활의 시작은 미용이 아니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타자기능사 2급을 땄고, 서른까지 10년간 타자학원을 운영했다.

본격적으로 미용에 뛰어든 때는 서른 즈음이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41세 때 만학도로 청양대 미용학과를 졸업했다. 또 청양대 졸업 후엔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거의 10년 단위로 새로운 내용으로 삶을 채운 셈이다.

명 지부장에게 미용은 복지와 닿아 있다.

“미용을 하다 보니 엄마 같은 마음으로 일을 해야 편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에 미용과 복지를 별개로 생각하면 안 된다. 사고로 누워있을 때부터 머리카락을 깎아주던 분이 있는데 25년이 됐다. 지금은 건강하게 가게를 찾으신다. 이런 재능기부도 다 복지인 것이다.”

대한미용사회 홍성군지부는 167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부는 그동안 홍성의료원 신경정신과에서 25년간 무료커트 봉사, 홍성군 여성단체에서 진행하는 리마인드 웨딩 행사에 참여해 30년간 신랑·신부 무료 미용봉사 등을 하고 있다. ‘홍성군 이·미용서비스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제정된 2021년 기점으로, 이들의 활동은 더 다양하고 특별해질 것이다. 함께 지켜봤으면 좋겠다.

명춘식 지부장이 운영 중인 '춤추는 머리나라' 미용실 내부 전경. 사진=황동환 기자
명춘식 지부장이 운영 중인 '춤추는 머리나라' 미용실. 사진=황동환 기자
(사)대한미용사회 홍성군지부 명춘식 지부장. 사진=황동환 기자
(사)대한미용사회 홍성군지부 사무실 바로 옆이 명춘식 지부장이 운영하는 '춤추는 머리나라' 미용실이다. 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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