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이 초저출산을 키웁니다”
“수도권 집중이 초저출산을 키웁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5.2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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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연구원 ‘팬데믹 시대, 희망을 말하다’ 연속 특강
서울대 조영태 교수 “인구 변동 핵심 찾는 연구 필요”
충남연구원의 ‘팬데믹 시대, 희망을 말하다’ 연속 특강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 충남연구원 제공
충남연구원의 ‘팬데믹 시대, 희망을 말하다’ 연속 특강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 충남연구원 제공

충남연구원(원장 윤황)이 지난 2월부터 펼친 ‘팬데믹 시대, 희망을 말하다’ 연속 특강의 마지막 장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베트남정부 인구정책자문)가 채웠다.

조영태 교수는 ‘국토계획과 저출산’을 주제로 지난 21일 충남연구원 강단에 섰다. 그는 “올해 초 ‘인구 데드크로스’, ‘출산율 세계 최저’ 등의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며 “기자들의 주된 질문은 ‘200조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왜 악화됐는가’와 ‘이제 한국에 무슨 일이 발생하는가’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15~64세 인구 감소세 △25~29세 인구 감소세 등의 그래프를 보여준 후 “2021~2031년 25~29세 인구는 233만명(8.5%)이 감소할 전망인데 이는 충남 인구가 사라지는 규모”라며 “시장과 사회에서는 2030년쯤 인구 절벽을 체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추세대로라면 지방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고 더했다.

그는 “인구 변화에 대한 시각은 ‘사람이 줄면 삶의 질이 더 좋아지는 것 아닌가’와 ‘이제 정말로 큰 일이 일어날 것’ 등이 공존한다”며 수강자들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이어 “인구 감소의 데미지는 지역별로 매우 다르다”며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학의 신입생 선발 현황을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보탰다.

조 교수는 “인구 절벽은 국가 전체에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주기보다는 특정 연령 집단이나 특정 지역, 특정 재화에 차별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공존하기에 합의(consensus)를 이끌어 내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 증감에 대한 기본 원리 탐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토마스 로버트 맬서스의 ‘인구론’과 찰스 로버트 다윈의 ‘종의 기원’을 소개했다.

조 교수는 “맬서스의 인구론과 다윈의 종의 기원이 가진 공통점은 자원은 한정돼 있고, 종들은 생존을 위해 경쟁하며 본인의 생존 본능이 후손 재생산 본능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초저출산 현상에 이를 적용하면 수도권에 문화·사회·경제 자원이 집중돼 경쟁이 과도해지면 생존 본능이 재생산 본능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낮은 지방의 출산율은 절대적 자원의 총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25~34세 청년 인구 56%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 지방 청년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조영태 교수는 “인구 변동의 핵심(fundamaetal)을 더 정밀하게 찾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정해진 10년을 정확히 진단해 미래 세대의 21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충남연구원은 우리 시대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극복을 위해 ‘팬데믹 시대, 희망을 말하다’ 연속 특강을 12회에 걸쳐 진행했다.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들이 참여한 이번 특강에서는 기후위기, 게놈 혁명, 팬데믹과 인류, 양극화와 기본소득, 미래 일자리, 복지국가, 인공지능, 핵융합, 미래교통 등이 폭넓게 다뤄졌다.

조영태 교수 강연자료 캡처
조영태 교수 강연자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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