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다시 돌아왔습니다,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데스크칼럼] 다시 돌아왔습니다,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2.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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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호 편집국장

2020년 3월이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낯선 바이러스가 좀비처럼 창궐하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당시 우리는 비대면과 거리두기를 배워야 했고, 취소와 폐쇄, 온라인 등의 단어에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좀비 떼’ 같은 팬데믹이 그렇게 끔찍하고 오래 이어질 일인지. 그때는 또 몰랐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잘 버텨내고 끝내 이겨낼 수 있을지. 2020년 3월, 필자가 처음 내포뉴스와 함께한 때이기도 합니다. 그때 우리는 그랬습니다.

2019년 봄 인터넷 신문으로 출발을 알린 내포뉴스는 이듬해 3월 1일 ‘종이 신문’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팬데믹과 동행하는 시절이었기에 더욱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창간 1주년을 기념하며 나름 가슴 벅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만남은 이별을 품고 있다는 ‘회자정리(會者定離)’ 말은 진실이었습니다. 필자는 지난해 봄 벚꽃이 흩날릴 즈음 이곳을 떠났고, 그렇게 독자 여러분들과도 멀어졌습니다.

MZ세대들은 잘 모를 테지만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란 옛날 노래 가사처럼 우리의 시계도 너무 잘 돌아만 갑니다. 시간이 쏘아놓은 화살과 같다는 건 일개(一介) 기자이며 시민의 한 사람일 뿐인 필자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는 일이고,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누구이든 마찬가지인 진리입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석별의 정을 나눴지만,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왔습니다. 면구스럽지만 반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사이의 시간, 제가 수도권 어딘가에서 신문을 만들고 있을 때도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형 우수 발사체 누리호가 기분 좋게 날아오르기도 했고, ‘오징어 게임’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드높였습니다. 또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 16강에 오르며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비록 직접 전달해드리진 못했지만 참 행복했던 소식들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빛과 어둠은 공존했습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高’는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아직도 전쟁 중이고, 미국과 중국은 당장 싸워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으르렁거리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친숙해진 카카오가 먹통이 되기도 했고, 전 세계 곳곳이 폭염·가뭄·홍수·산불 등으로 몸살을 앓으며 기후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지난 시간 벌어진 사건 중 잊어선 안 될 것들이 많겠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이태원 참사’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서울 어딘가에서 벌어진 나와는 무관한 사고라고 여겼던 그 일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지게 했고, 여전히 그 아픔은 다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일이 익숙할 수도 있습니다. 허망하게 끊어진 다리와 악몽같이 무너진 백화점을 지켜봤고, 차가운 바다로 사라지던 세월호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슬픔은 너무 시리기만 합니다.

내포뉴스 내부에도 여러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주 신문을 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외부인이었던 터라 모든 것을 설명하기 힘들기도 하고, 어차피 변명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아 필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제대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앞으로의 시간, 다시 독자를 위해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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