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성준전통춤전수관’ 건립 조속한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
[칼럼] ‘한성준전통춤전수관’ 건립 조속한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7.17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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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진 문화그루 ‘율律’ 대표

“한성준전통춤전수교육관(이하 전수교육관) 건립이 반드시 조속한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 이는 홍성군과 충남도, 중앙정부에 ‘마땅히 그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전수교육관 건립계획은 처음 수립될 때부터 무려 18년이나 ‘말만 무성할 뿐’ 그 어떤 성과나 대책도 나오지 않고 괴담처럼 지역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전수교육관은 한국 근대 가·무·악의 선구자인 명고명무(名鼓名舞) 한성준 선생의 업적을 널리 선양하기 위해 2005년 초 조례를 제정, 건립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007년 홍성군 갈산면 가곡리 375에 위치한 폐교 갈산초등학교 가곡분교 1만 2087㎡을 매입, 사업추진이 이뤄지면서 ‘한성준민속무용전수관 건립’ 계획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전수교육관 건립계획과 함께 2005년 8월 16일 ‘한성준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전통춤을 전승·보존하기 위해’ 홍성군립무용단이 창단 발족했지만, 이는 오히려 전수교육관 건립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군립무용단이 앞장서 전수교육관 건립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물론 2011년부터 다시 전국에 흩어져 있던 선생의 제자들이 홍성과 충남, 서울 등을 중심으로 선양사업을 펼쳤고, 사업비(국·도·군비) 67억 6000만원을 들여 2016년까지 가곡분교 내 전수교육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선양사업 단체와 행정 간의 갈등, 군립무용단의 방해 등으로 건립계획은 물 건너갔고, 지금까지 그 어떤 대안도 나오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 한성준은 누구인가? 한성준(韓成俊·1874~1941년)은 홍성 갈산 신안리 신촌마을에서 태어나 19세기 후반~20세기에 활동한 예인이다. 근대 5명창을 비롯해 쟁쟁한 국창들의 명고수로 활동했으며, 판소리 북 반주만 한 게 아니라 음반, 라디오, 공연 출연자 섭외를 총괄한 당대 최고의 문화기획자였다.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서 다룬 판소리 명창 외 고수로는 선생이 유일하다. 그는 여기서 “고수로서의 천재를 발휘해 창극계의 일대 조역의 지위를 점령한 인물”로 평가했다.

그뿐 아니라 선생은 무용계에서 ‘한국 근대 전통춤의 아버지’로 통하기도 한다. 흩어져 있던 전통 무용을 집대성하고 체계화해 승무, 태평무, 학무, 살풀이 등을 무대화시키는 등 독보적인 활동을 했으며, 선생이 창안하거나 재구성한 춤들은 우리 전통춤 중에서도 탁월하고 정통성 있는 춤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가운데 승무와 태평무는 각각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와 제92호로 지정됐다.

다시 말하자면, ‘한성준전통춤전수교육관’ 건립은 반드시 조속한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 홍성의 대표 인물 여섯 가운데 선양 시설이 없는 인물은 선생이 유일하다. 최영·성삼문은 기봉사와 노은단·충문사 등 사당시설이, 한용운·김좌진·이응노는 기념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또한 최근 이애주문화재단 관계자들이 홍성군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한성준 기념사업과 전수교육관 건립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홍성군의 입장은 아직 미지근하고, 군립무용단을 여전히 의식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올해 판소리 비조(시조)인 ‘결성 최선달(본명 최예운) 선양사업’의 첫 단추가 꿰지고 있다. 결성농요와 상설공연장, 결성농사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결성 최선달 선양사업의 첫 단추는 홍성 출신인 판소리 비조 최예운과 중고제 정춘풍, 김창룡, 유공렬 등 판소리 명창이지만, 그 귀결점은 한성준이다.

한국 근대 가·무·악의 선구자인 한성준 기념사업과 전수교육관 건립이 이뤄져야만, 결성 최선달 선양사업도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이 점이 ‘한성준전통춤전수교육관’ 건립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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