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3 글로벌바베큐페스티벌 in 홍성’을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
[칼럼] ‘2023 글로벌바베큐페스티벌 in 홍성’을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11.20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상진 문화그루 ‘율律’ 대표

홍성군이 백종원의 더본코리아와 손잡고 개최한 ‘2023 글로벌바베큐페스티벌 in 홍성’이 큰 성공을 거뒀다. 군에 따르면 11월 3일 금요일부터 5일 일요일까지 3일간 열린 이번 바비큐 축제는 첫날부터 장항선 철도 홍성역 전석 매진, 고속버스 홍성터미널 전석 매진, 홍성지역 숙박업소 만실 등 10만명이 몰려드는 기염을 토했다. 3일 동안 축제 방문객이 적게는 38만명에서 많게는 5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록 군수와 백종원의 더본코리아는 야심 차게 준비한 이번 축제가 성공했다는 자체평가를 내렸다. 군 관계자는 “지역축제를 벗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산물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국 최대 축산지역답게 신선한 축산물을 공급받아 만들어진 바비큐와 먹거리 존은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풍차 모양의 화덕 10대와 통돼지 바비큐 화덕 5대, 닭 500마리를 동시에 연신 구워냈지만 3일간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이밖에 축제에는 랜치그릴과 오픈세스모커그릴, 아사도그릴 등의 바비큐 시설을 활용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유튜버 정육왕과 취요남, 문츠의 유튜버 바비큐존에는 수많은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또한 한우와 한돈을 10~50%까지 할인판매 하는 홍성 한우와 한돈 먹거리 존은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혜전대학교 학생들의 도그쇼와 퓨전국악그룹 ‘라라’와 팝페라그룹 ‘아르티스’의 예술인 공연, 청운대학교 학생들의 퍼포먼스와 콘서트, 화려하게 문을 연 개막 축하공연에는 나상도, 김수찬, 자전거 탄 풍경 등 인기가수가 출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조선바비큐 ‘난로회’ 체험과 게임 이벤트 존, 홍성마늘 ‘홍산’ 소시지 만들기, 홍주읍성 의병 체험, 포레스트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과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 존, 뮤직박스 쉼터, 돗자리 쉼터, 그늘막 텐트 등 휴식 공간도 충분히 마련,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군과 각종 신문·뉴스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번 축제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먼저 특정 인물들이 부각되면서 ‘홍성’이라는 지역브랜드 홍보는 미흡했다는 것. 실제 축제장 곳곳에는 백종원 대표의 사진이 담긴 입간판이 세워졌으며, 유튜브를 비롯한 SNS에도 ‘홍성 바비큐 축제’가 아닌 ‘백종원 바비큐’로 홍보돼 마치 ‘백종원 축제’인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축제 효과의 지속성도 미지수다. 군은 이번 축제를 개최하면서 ‘홍성을 바비큐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지역에는 바비큐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업소가 단 한 곳도 없어 축제 이후 외지 방문객들이 찾아와도 바비큐를 접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일회성 축제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인근 예산군의 경우 예산전통시장 주변의 국밥집을 활용하거나 시장 내 먹거리타운과 삽교곱창거리를 만들어 계속 관광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과는 비교된다.

이 밖에도 지역축제인데도 불구하고 지역특산물이 뒷전으로 밀려나거나 더 많은 지역 내 음식점이 함께 참여하지 못한 점도 축제 효과를 반감시켰다. 그리고 국가 지정 사적지인 홍주읍성에서 불을 사용하는 바비큐 축제가 개최됐다는 점도 지적 사항이다. 내년에는 문화재청의 사용 허가 현상 변경이 쉽지 않을 예상이다.

군이 진정 ‘홍성 바비큐 성지’의 명성을 이어가고자 한다면 지속적으로 외지 방문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관련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이번 축제에서 대두된 운영 미숙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개선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