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이의 머리는 무한한 잠재력의 보고
[칼럼] 아이의 머리는 무한한 잠재력의 보고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12.2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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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 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뇌과학 이야기⑩

“인간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가 사실은 뇌의 문제다.”

미국의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의사인 대니얼 에이멘 박사의 말이다. 우리는 뇌가 인간의 신체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웬만큼 다 아는 사실이다. 누구든 자신의 뇌를 모르고는 자신을 안다고 할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한다. 엄마든 아이든 마찬가지이다. 아이를 이해하려면 우선 아이의 뇌를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뇌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우선 뇌의 기본적인 구조와 기능을 파악해야 한다.

뇌는 두개골과 뇌척수막에 둘러싸여 뇌척수액 속에 들어 있다. 구조와 기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뇌’ 정보를 기억하고 추리와 판단, 감정, 의지 등의 정신활동을 담당한다. 뇌 중에서 가장 늦게 진화해서 만들어진다. 주름을 펼치면 대략 신문지 1장 정도의 크기이다. 오른쪽을 우뇌, 왼쪽을 좌뇌라고 하며, 우뇌와 좌뇌는 뇌량(좌·우뇌를 연결하는 다리)을 통해 연결된다. 우뇌는 감성적, 직관적, 비언어적, 시공간적이며, 좌뇌는 이성적, 논리적, 언어적, 수리적 특성을 갖는다.

‘소뇌’ 뒤통수(후두엽) 하부에 돌출돼 있다. 걷기와 자세를 조절한다. 근육운동을 하게 하고, 다른 부위와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대뇌와 협력해서 수의근 운동을 조절한다.

‘뇌간’ 뇌 가운데 가장 먼저 발달하는 부위로, 뇌줄기라고도 한다. 심장 박동과 폐의 호흡, 체온을 조절하고 수면과 각성의 리듬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뇌간이 작동을 멈추면 뇌사 상태가 된다.

‘대뇌피질’ 신경세포가 모여 있어 감각의 종합 및 고도의 지적 기능을 담당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사고’가 이뤄진다. 홈을 기준으로 앞쪽은 전두엽, 두정 엽 뒤쪽은 후두엽, 양옆은 측두엽으로 구분한다.

‘전두엽’ 대뇌피질에서 가장 중요한 지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주의력, 사회성, 감정, 동정, 시간 관리, 작업기억, 도덕성, 계회성, 추진력 등을 관리한다. 우리 연구소에서 두뇌 훈련을 가장 많이 시키는 곳이 바로 이 전두엽 훈련이다. 전두엽 두뇌 훈련은 사회성과 도덕성을 향상시킨다. 한마디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곳’이다.

‘두정엽’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조합하는 곳으로, 문자를 조합해 의미 있는 단어로 만들거나 생각한 것을 실제로 만들어낸다. 두정엽이 손상되면 공부를 할 수 없게 된다.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방향감각이 없고 주변을 헤매는 경향이 있으면 두정엽 장애를 의심한다.

‘측두엽’ 청각피질이라는 청각 조절 중추가 있으며, 인지 기능과 기억 기능을 조절한다. 언어중추도 있어 언어를 받아들이고 이해한 다음 다시 말로 표현할 수 있게 한다. 측두엽이 손상을 입으면 환각이나 기억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또한 편도체와 인접해 있어 분노나 폭력과 관련돼 있다.

‘후두엽(뒤통수엽)’ 시각중추가 있어 시각피질이라고도 한다. 사물을 바라보고 그것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후두엽이 손상되면 시각 능력에는 문제가 없어도 물체를 알아보지 못한다. 예를 들어 동시적 인지장애는 동시에 여러 물체를 볼 수 없는 증세를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원 속에 점을 찍으라 하면 찍질 못한다. 원과 점을 동시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원을 그리라 하면 그리지 못한다. 즉 원과 연필을 동시에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들 부위보다 크기나 기능은 작지만 아이의 학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위를 추가하자면 해마와 편도체를 꼽을 수 있다.

‘해마’ 의식적인 기억을 저장하고 전달하는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측두엽 부근에 있으며 감정이나 언어와 관련한 기억을 처리한다. 인간의 기억력은 해마의 크기와 활성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해마가 작으면 기억력이 떨어진다. 술을 많이 마시면 기억이 나지 않는 현상은 알코올 성분이 해마를 위축시키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편도체’ 무의식적인 기억 또는 비언어적인 기억을 저장하거나 처리하며, 냄새나 표정, 색깔, 형상 등을 기억한다. 무의식적인 기억이란 공포, 분노 등을 말한다. 전두엽과 측두엽, 시각피질 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어려서 손상이 되면 자라서도 행동에 큰 제약을 받는다. 간질환자는 편도체 손상과 관련이 깊다.

지금까지 알아본 중요 부위들은 우리 뇌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는 첫걸음에 해당한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이런 부위들이 각각의 기능을 순식간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긴밀하게 주고받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다음에는 뇌가 어떤 단계를 거쳐 발달하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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