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아이들 기댈 수 있게… “저도 돕겠습니다”
힘든 아이들 기댈 수 있게… “저도 돕겠습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6.1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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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Ⅱ] ③ 신혜성 청운대학교 교수
먼저 떠난 친구·대학 은사 계기로 ‘청소년’ 공부·지도
1388청소년지원단도… “고향에 도움 되는 일 하고파”

내포뉴스는 2021년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센터장 조현정)와 함께 연간기획 ‘동행’을 연재한 바 있다. ‘동행’이란 타이틀에는 어려움을 겪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았고, 학교 밖 청소년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내포뉴스는 2023년 또 한 번의 ‘동행’을 시작한다. 올해는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발걸음을 지켜보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지난 12일 청운대 희망관에서 만난 신혜성 교수. 홍성 출신인 그는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 12일 청운대 희망관에서 만난 신혜성 교수. 홍성 출신인 그는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노진호 기자

# 내 친구 다해(가명)야, 잘 지내고 있니. 나는 고향에 돌아와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을 도우며 지내고 있어. 네 덕분이야. 그리고 작년에는 엄마가 되기도 했어.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난 여전히 널 기억하고 있어. 다만 네가 그 숨 막혔던 고3 교실에 머물러 있지 않길 바라. 난 여기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내포뉴스와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펼치는 두 번째 ‘동행’의 세 번째 주인공인 신혜성 청운대학교 교수(36)와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써본 ‘가상의 짧은 편지’다. 그는 청운대 자율전공학부와 사회서비스대학 청소년상담교육학과 교단에 서고 있다.

신 교수가 지금의 진로를 정한 계기는 유치원 때부터 가깝게 지낸 한 친구의 극단적 선택이었다고 한다. 신 교수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잊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진로 결정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회고했다.

홍성 출신인 그는 홍성여중~홍성여고를 나와 서울여대에 진학했다. 이후 광운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아동·청소년 지도·복지),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교육공학) 학위를 받았다. 그가 계속해서 이 길을 걸게 된 건 한 스승의 영향도 컸다고 한다.

신 교수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는 건 참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 대학 때 진정한 멘토를 만났고, 그분이 조남억 교수님이었다”며 “조남억 교수님은 청소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지지해야 한다는 걸 알게 해주셨다. 박사 학위를 받은 교육공학도 교수님의 추천”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용인에 있는 루터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를 거쳐 2019년 청운대에 왔다. 그는 제자들에게 ‘청소년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를 가장 강조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지난 3년여의 세월 동안 마음에 새긴 제자들의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한 3학년 학생이 찾아온 적 있다. 세 번이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고백했다. 그 학생은 ‘친구가 없다’는 것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다”며 “적어도 주 1회 만나 같이 밥을 먹고 대화했다. 1년 반 정도 그런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밝아졌다. 지금은 서울에서 일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사회서비스대학에 입학해 청소년 상담교육지도사 국가자격증을 딴 7명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는 취업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홍성군 1388청소년지원단 단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조현정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의 권유로 동참하게 됐고, 청운대 졸업생 몇도 함께하고 있다”며 “올해는 학교 밖 청소년들과의 멘토-멘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내 짝은 건축과 미술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부엉이 캠프, 체육대회, 진로 체험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신 교수는 “고향에 돌아온 만큼 이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기회가 되는대로 지역의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을 마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신혜성 교수는 “만약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있다면 주위를 둘러보라고 전하고 싶다. 우리 곁에는 도와줄 곳과 들어줄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고민을 잘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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