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 곳곳에… 아이들이 믿고 기대주길”
“‘좋은 어른’ 곳곳에… 아이들이 믿고 기대주길”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11.20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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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Ⅱ] ⑧ 조현정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센터와 24년… “이름·위치 등 변화, 역할 강화 차원”
학승이·김영만 회장 등 값진 인연… “상담 공부 더”

내포뉴스는 2021년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센터장 조현정)와 함께 연간기획 ‘동행’을 연재한 바 있다. ‘동행’이란 타이틀에는 어려움을 겪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았고, 학교 밖 청소년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내포뉴스는 2023년 또 한 번의 ‘동행’을 한다. 올해는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발걸음을 지켜보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두 번째 동행의 여덟 번째 주인공은 조현정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지난 3일 만났다. 사진=노진호 기자
두 번째 동행의 여덟 번째 주인공인 조현정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지난 3일 만났다. 사진=노진호 기자

내포뉴스와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전하고 있는 두 번째 동행의 여덟 번째 주인공은 조현정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이다. 센터에서 대상자를 추천하는 인터뷰지만, 이 지역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조 센터장을 만나보지 않을 순 없어 자리를 마련했다.

조현정 센터장(45)은 홍성군 광천읍이 고향이다. 그는 순천향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졸업 후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

1994년 개소한 홍성군청소년상담센터는 홍성YMCA에서 위탁 운영을 해오다 1999년 3월부터 홍성군이 직접 운영을 맡았다. 조 센터장은 1999년 12월부터 이곳과 함께했다. 그는 “처음엔 홍성군청소년상담실이었고, 청소년상담센터~청소년지원센터 등으로 이름이 바뀐 후 지금에 이르렀다. 장소도 노인종합복지관과 청소년수련관, 광천 등을 거쳐 올해 1월 1일 내포신도시로 왔다”며 “센터장을 맡은 건 2016년의 일이다. 이곳의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 역할이 강화됐다고 봐줬으면 좋겠다. 또 접근성 향상을 위해 이사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홍성군청소년상담센터史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과 함께한 세월만도 어느새 24년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과 추억을 품고 있었다. 그중 2021년 진행된 첫 번째 ‘동행’의 여섯 번째 주인공이었던 학승이의 안부를 물었다. 학승이는 중학교 때부터 조 센터장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는 스물다섯 청년이 됐고,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조 센터장은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던 학승이는 중학교 때 학교 밖으로 나왔다. 검정고시와 고교 진학을 돕고 졸업하는 것도 지켜봤다”며 “지금도 가끔 보는데 ‘선생님이 저를 하드캐리했다’고 말해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조 센터장은 김영만 홍성군사회복지협의회 회장과의 인연도 꺼냈다. 조 센터장은 “처음 센터 일을 시작할 때 홍성군 담당 공무원이 바로 김영만 회장님이었다. 어린 상담원으로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복지 일에 관심이 크셨고 아이들을 잘 챙기는 분이다. 같이 아이들을 잡으러(?) 다닌 것도 여러 번”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집 안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는 장애인 청소년이 한 명 있었다. 당시 김 회장님과 함께 주 1회나 월 1회로 찾아가 공부도 하고, 이야기도 나눴다. 이제 30대가 됐는데 6개월에 한 번쯤 만나고 있다”며 “김영만 회장님은 정말 ‘좋은 어른’”이라고 더했다.

조 센터장은 요즘 남편 직장 문제로 세종에 살며 출퇴근하고 있다. 남편도 이 일을 하며 만났다고 한다. 그는 “홍성교도소 경비교도대 군인들과 청소년 공부방을 한 적이 있다. 남편도 거기에서 인연이 됐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고1과 중1 아들을 키우는 엄마다. 아이들에겐 자립심을 강조한다고 했다. 조 센터장은 “하고 싶은 걸 알아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을 땐 언제든 대화하고 지원할 것이란 약속은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늘 그렇듯 조 센터장은 올해도 참 바빴다. 내포신도시로 옮긴 것도 올해 일이고, 청소년 인큐베이팅 카페도 올해 처음 진행했다. 그는 “내포신도시로 옮긴 후 확실히 아이들의 이용이 늘었다. 지나가다 들를 수 있는 곳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며 “학교 밖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큐베이팅 카페는 기수당 5명으로 두 기수가 운영됐다. 아이들에게만 하루 1잔 공짜로 음료를 제공하는 이곳은 창업 실습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홍성군 지원으로 제주도와 지리산을 다녀온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모두 그렇듯 아쉬움도 있었다. 조 센터장은 “내년엔 고위기 청소년 상담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다. 아이들의 자살과 자해 문제도 더 들여다볼 생각”이라며 “늘 부족함을 느낀다.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공부도 더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현정 센터장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혼자 견디지 말고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다. 이 세상엔 ‘좋은 어른’이 많다. 아이들이 믿고 기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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