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 대한 믿음, 의지 되는 좋은 사람… 이겨낼 수 있습니다”
“희망에 대한 믿음, 의지 되는 좋은 사람… 이겨낼 수 있습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9.18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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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Ⅱ] ⑥ 최명옥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
아내로, 엄마로 분주… “마을 아이들 위한 활동도”
힘들수록 매달린 ‘공부’… “2017년 박사 학위 취득”

내포뉴스는 2021년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센터장 조현정)와 함께 연간기획 ‘동행’을 연재한 바 있다. ‘동행’이란 타이틀에는 어려움을 겪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았고, 학교 밖 청소년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내포뉴스는 2023년 또 한 번의 ‘동행’을 한다. 올해는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발걸음을 지켜보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두 번째 동행의 여섯 번째 주인공인 최명옥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을 만난 건 지난 13일이었다. 사진=노진호 기자
두 번째 동행의 여섯 번째 주인공인 최명옥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을 만난 건 지난 13일이었다. 사진=노진호 기자

내포뉴스와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전하고 있는 두 번째 동행의 여섯 번째 주인공은 최명옥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54)이다. 최 소장을 알게 된 건 2021년 여름이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의 삶은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희망을 지킬 수 있던 믿음과 아이들을 위한 마음으로 오늘을 맞이하고 내일을 그려가는 것 같았다.

최명옥 소장이 이 지역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건 1994년이라고 한다. 그는 “결혼하고 남편을 따라왔다. 남편은 목회자인데 지금은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며 “그 전엔 서울에 살았다. 기독교 출판사를 다니며 신학 공부를 병행했다”고 회고했다.

최 소장은 서울과 홍성을 오가며 생활하다가 아예 이곳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남매를 데리고 홍성도서관이나 서점에 다니곤 했다. 그러다 내가 책을 100권쯤 대표로 빌려 마을 아이들에게 가져다주는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주일학교 일도 함께 이어갔다”며 “지식도 나누고 정도 나누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참 바쁜 시간을 보냈다. 목회자의 아내로, 또 남매의 엄마로서 바쁘게 살다 보니 자신을 돌볼 틈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2005~2006년쯤 몸이 아팠다. 생활이 좀 답답하기도 했다. 그래서 공부를 더 해보기로 했고, 지역의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걸 찾았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한서대 평생교육원에서 아동미술치료를 공부했고, 평택대 대학원에서 가족상담학도 배웠다. 그러면서 인터넷으로 사회복지도 파고들었다고 한다. 그는 학업을 이어가면서 지역 기관에서 활동했고, 석사 취득 후에는 혜전대에서 강의도 했다.

최 소장은 “평택으로 다닐 때는 기차로 왕복 6시간이나 걸렸다. 불편함이 커 중고 자동차를 하나 사서 타고 다녔는데 너무 낡은 차라 아찔한 경험도 여러 번 했다”며 “평택대 심리상담원으로도 일했는데, 경기·충청지역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부 어울림 프로그램을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자존감 향상과 공감 등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고 전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스마트쉼센터는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해소 전문 상담기관으로 건강한 스마트폰 사용을 통해 삶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예방 교육, 상담, 실태조사, 캠페인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소장이 충남스마트쉼센터에 합류한 건 2014년 봄이다.

그는 “최근엔 스마트폰 과의존의 잠재적 위험군이 늘었다. 그만큼 스마트폰이 일반화됐기 때문”이라며 “무조건 쓰지 말라고 억압하기보다는 잘 쓸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 우린 미디어 리터러시 등 문해력을 키워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늘 역할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늘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는 2017년 2월 상담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9년부터는 신성대에 출강 중이고, 올해 초부터는 평택대 대학원 교단에도 서고 있다.

최 소장은 “석·박사를 준비하며 제대로 누워 잔 적이 없는 것 같다. 몸이 아파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면서도 “울면서도 논문을 썼다. 한국상담학회 슈퍼바이저 자격증도 땄다. 건강도 더 챙기려 애썼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2017년 봄꽃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하늘도 특별히 예뻤다. 그때부터 뭔가 여유를 찾은 것 같다”고 더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조언도 조심스럽다”며 “그저 내 삶을 기준으로 보면 난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신앙의 힘이 컸다. 믿음이 일어설 수 있게 했다.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 또 좋은 습관도 도움이 된다. 힘들어도 일찍 일어나서 뭔가 하는 그런 습관이 결국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최 소장은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손을 내밀 수 있는 좋은 사람도 필요하다. 내겐 조현정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이 그런 사람이다. 내가 어려울 때 친절하게 도와줬고, 그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에서 활동한 하희자 대표님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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